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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송미진 [‘에디터맘 쏭언니’의 내 아이는 아는 만큼 지킨다] 친구들과 못 어울리고 학교에서 책만 읽는다는 아이를 어떻게 해
내용 Q. 학부모 면담을 갔다가 담임 선생님께 충격적인 소리를 들었습니다. 저희 아이가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해 쉬는 시간이나 점심 시간에 책만 읽고 있다고 합니다. 아이가 저를 닮아 다소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이어서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다른 아이들이 우정놀이를 할 때도 어울리지 못하고 자기 자리에서 책만 읽는다는 소리를 들으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함께 놀자고 해도 호응을 하지 않는다는데, 선생님은 그 부분을 문제라고 보시는 것 같습니다. 외동이라 어릴 때부터 저희 부부가 끼고 앉아 가르치고 함께 놀았는데, 또래 친구들에게는 흥미를 못 느끼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아이에게 물어보았더니, 친구들과 노는 것은 시시하고 엄마 아빠와 놀거나 혼자 책 읽는 것이 더 좋다고 합니다. 책만 읽는 제 아이, 친구들과 어떻게 하면 잘 지낼 수 있을까요?(초등 3학년 외동아이를 키우는 30대 전업주부)

A. 스마트폰 채팅이다 게임이다 해서 책 안 읽는 아이들이 문제인데, 오히려 친구들과 놀지 않고 책만 보는 아이가 고민이라는 사연입니다.

보통 책 많이 읽고 공부 잘하고 어른들과 대화도 잘 하는 아이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런 아이들일수록 또래 관계에 문제가 없는지 또 사회성이 잘 발달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고 책만 보는 아이들의 경우 사회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합니다. 사연의 담임 선생님께서 간파하셨듯이 아이가 책만 많이 읽는다고 꼭 좋은 것만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사연의 경우 먼저 아이의 진짜 마음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은데 타이밍을 놓쳤거나 방법을 몰라 책을 읽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책 읽는 것을 즐기는 아이인지에 따라서 문제 해결의 포인트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 스스로 친구들에게 다가가고 마음을 여는 방법을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다른 아이들과 달리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전자라면 책만 읽는 아이의 마음이 얼마나 괴로울까요?

아이가 나이가 들면 들수록 아이의 친구 관계는 정말 고민되는 주제입니다.
유치원, 초등 저학년 때까지는 엄마의 관심과 주도 아래 어느 정도 엄마의 의지대로 친구 관계를 유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3학년 들어서고 초등 고학년에 올라가면서 또래 집단에서 잘 지내지 못하는 아이의 문제들이 서서히 드러나게 되고,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사춘기에 들어서면 말 그대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 폭탄이 됩니다.

아무래도 내성적인 아이들이 외향적인 아이들보다 친구에게 마음을 열고 관계를 맺는 시간도 오래 걸릴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성은 타고난 기질과 함께 자라난 환경에 따라서도 천차만별 큰 차이가 납니다.

사연의 아이는 시시해서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지 않다고 말하지만, 타이밍을 놓쳤을 수도 있습니다. 먼저 나서고 싶지 않고 또 그 방법을 모를 수도 있습니다. 이때 자기의 감정을 보호하는 방편으로 다른 아이들은 역시 유치하고 시시하다고 말하며 스스로 방어막을 치게 되기도 합니다.

그 어떤 아이라도 또래 친구들과 놀고 싶지 않은 아이는 없습니다.

다만 그 방법을 몰라서일 뿐...

그렇다면 이런 아이들이 친구들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될까요?

친구들과 잘 지내는 아이들의 특징

친구들과 잘 지내는 아이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첫째, 자기 입장만 주장하지 않습니다. 내 말이 맞다고, 나만 옳다고 말하는 대신 “아 너는 그렇구나. 나는 이래.”라고 말합니다.

이런 아이들의 태도는 어떻게 가능할까요? 바로 그 키는 부모에게서 받은 자아존중감입니다. 부모에게 존중받은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도 존중할 줄 압니다.

가정에서 아이들은 부모가 자신을 대하는 태도를 보고 자아를 인식한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아존중감이 발달하는 것이죠.

자아존중감을 가진 아이라야 가정에서 또 학교에서 또래 집단에서 자기가 누구인지, 자기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할 수 있습니다.

둘째, 남의 감정을 인정해 줍니다.

아이들이 어떻게 남의 감정을 인정해 줄 수 있을까요? 이 역시 부모에게서 배운 것입니다. 가정에서 감정을 억압받지 않은 아이들은 남의 감정도 살펴볼 여유를 가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부모 세대보다는 훨씬 민주적으로 아이를 키운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아이들이 화를 내거나 슬퍼할 때처럼 감정을 드러내는 경우 아이의 감정을 대하는 방법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또래 관계에서 문제가 되는 상황도 대부분 감정으로 인한 경우가 많습니다. 치사하고, 속상하고, 열받고, 화가 나고, 슬퍼서 생기는 문제들이죠.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표출했을 때, 아이를 위한다고 성급하게 그 감정을 묻어버리려고 하거나 외면하면, 아이는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게 됩니다.

가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드러내고 억압받지 않은 아이들이 친구들의 다양한 감정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

셋째, 약속과 규칙을 잘 지키는 아이들입니다. 어른들과 똑같습니다. 한 입으로 여러 말 하고 매번 이랬다 저랬다 변덕을 부리는 친구를 좋아할 아이는 없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도덕성의 개념을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정교육이 중요합니다. 부모의 행동 하나하나를 보고 배우기에 아이가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와 규칙에 대해서는 일관된 원칙을 가지고 대해야 합니다. 아이에게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려고 노력하고 상황이 바뀌어서 지키지 못할 때에는 아이가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합니다.

넷째, 자신은 약속을 지키는데, 상대 아이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이때 대부분 아이들은 상대 아이를 몰아붙이고 화를 냅니다. 그러나 부모로부터 세상엔 이런 사람도, 또 저런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배운 아이들은 감정에 쉽게 매몰되지 않습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내 노력만으로 안 되는 일도, 또 이유 없이 나를 미워하는 사람도 있음을 배운 아이들은 여유를 갖고 친구를 대할 수 있습니다.

특히 화가 나는 상황에서 앞뒤 안 가리고 화를 내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분노라는 감정에 휩싸일 게 아니라 화가 났을 때 자기가 화가 난 이유를 정확하게 말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툭하면 화를 내는 친구를 좋아할 아이는 없습니다.

다섯째, 감정의 기복이 심하지 않습니다. 기질상 감정적으로 태어난 아이들도 있지만, 아이들의 변덕은 대부분 변덕을 부리는 부모로부터 배운 것입니다. 부모가 기분에 따라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상황을 바꿔버린다면, 아이 역시 약속이나 규칙보다는 기분에 따라 행동하기 쉽습니다.

자기 부모도 자기에게 한번 한 약속을 미루고 제대로 지키지 않았으니,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약속이나 규칙을 손바닥 뒤집듯이 어길 수 있고, 이에 별다른 문제의식을 갖지 않습니다. 당연히 다른 아이들이 볼 때는 감정 기복이 심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섯째, 집착하지 않습니다. 보통 나랑 제일 친한 아이가 나보다 다른 아이와 더 친하거나 내가 싫어하는 아이와 잘 지내는 경우에 문제가 생깁니다.

친구와 잘 지내는 아이들은 관계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은 하되, 그래도 어쩔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압니다.

유치원생만 되도 단짝이 생기죠. 꼭 한 사람하고만 단짝이 될 필요도 없고, 어느 날은 그 단짝이 너무 좋았다가 또 어느 날은 너무 싫어질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사람에게 그냥 변덕을 부리는 게 아니라 명확한 이유가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세요.

“그래? 그랬구나. 그래서 너는 어떻게 하고 싶어? 그냥 안 보고 싶어? 아니면 네가 더 마음을 열고 받아주고 싶어? 어떤 사람에게 실망한 걸 그 사람에게 꼭 말로 할 필요는 없어. 오늘은 실망하고 또 싫어졌지만 내일은 또 좋아질 수도 있는 걸. 그런데 네가 너무 힘들다면 좀 쉬어도 돼. 생각도 하지 말고 노력도 하지 말고... 그냥 며칠 놔둬도 돼. 그러다가 또 좋아질 수도 있단다. 또 아니면 어때?”

친구 관계를 힘들어 하는 아이에게는...

1. 내 아이를 파악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아이가 문제를 겪고 있다면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한 다양한 원인이 그 이유일 것입니다. 그 중에서 내 아이가 겪고 있는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 아이의 기질과 특성을 알아야 합니다. 부모 눈에는 좋게만 보이는 태도나 행동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고, 부모가 좋지 않다고 여기는 기질적인 특성들도 또래 관계에서는 큰 장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2. 상처받았을지 모르는 아이의 마음을 다독여 주세요. 티격태격 잠깐 마음이 상했다면 부모 앞에서 속 시원히 이야기하는 것만으로 감정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속상한 마음을 표현하면 우선 아이의 감정을 다 받아주세요. 아이의 행동을 판단하거나 야단치지 말고 그냥 들어주는 겁니다. 그러나 이때 상대 아이를 일방적으로 칭찬하거나 비난하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부모의 말이 규정이 되어 친구와의 관계에서 또 다른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3. 혹시 놀림을 받거나 따돌림을 받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야 합니다. 평상시와 다르게 아이가 말이 없이 시무룩하고, 신경질적이 되거나 학교에 가지 않으려고 한다면 반드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 봐야 합니다. 특히 학교에 가기 싫다는 말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한다면 선생님과의 관계나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때는 부모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절하고 신속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4. 아이가 하는 행동이나 말투를 객관적으로 보는 일도 필요합니다. 다른 아이를 무시하는 말투나 거만한 행동, 한편으로는 너무 소심하다 못해 비굴하게까지 보이는 태도 등등... 내 아이의 모습이 다른 아이들에게 어떻게 보여지는지 파악해 보고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습니다. 내가 하기 싫은 것은 남에게도 하지 않는다, 남이 나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것을 남에게 해준다는 ‘역지사지’ 정신이 필요합니다.

5. 외동이의 경우 부모와 지나치게 친밀해서 또래 관계에서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부모가 모든 것을 헤아려주고 보살펴주니 친구들과 있는 것보다 엄마 아빠와 있는 것이 훨씬 편할 수도 있습니다. 친구들과 만나 노는 것이 즐거운 일임을 지속적으로 경험하게 해주세요. 친구 가족과 함께 캠핑을 가는 것도 좋습니다.
이렇게 가족과 함께 즐거운 경험, 다양한 체험을 한 아이는 관계의 믿음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또래 관계에서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엄마 아빠가 힘을 합쳐 아이에게 든든한 한편이 되어주세요.

6. 다른 아이들과 지속적으로 어울릴 수 있는 운동 모임, 동아리 활동 등에 가입하는 것도 좋습니다. 소극적인 아이들에게는 친구들과 어울릴 기회와 시간이 필요합니다. 고학년부터 활동하는 해양단이나 아람단, 컵스카웃 활동 등을 통해 다른 아이들과 어울릴 시간을 지속적으로 갖는 것도 좋습니다.

에디터맘 송미진(도서출판 센추리원 대표)/ 중학교 1학년 아들, 초등 2학년 딸을 키우며 책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첫아이를 낳고 5살 터울로 둘째를 낳아 기르며 생기는 무수히 많은 육아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아이의 심리에서부터 엄마의 학습까지 거의 모든 종류의 육아서를 기획했다. 덕분에 대한민국 최고의 육아 전문가들로부터 1대1 멘토링을 통해 두 아이를 키우는 지혜를 얻고 있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이런저런 고민들을 ssongmj71@naver.com으로 보내주세요. 사연이 채택되신 분께는 정성껏 만든 육아 단행본을 보내드립니다.

카카오스토리 쏭언니의 소통육아 https://story.kakao.com/ch/mom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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