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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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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매일춘추] 꿈꾸는 아이가 행복해진다
내용 어릴 적부터 음악가가 꿈이었다. 노래하고 피리 불고 하는 것이 그냥 좋았다. 그래서 방과 후 빈 교실에 남아 담임선생님의 풍금 반주에 맞춰 피리를 불곤 하였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선생님도 음악을 좋아하셨던 것 같다. 어쨌든 초등학교 시절부터 관악부에서 트롬본을 연주하며 음악가의 꿈을 키웠고 방학 때도 합주 연습에 빠지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했었다. 세월이 흘러 중학교에 진학하니 관악부가 없어 실망했다. 그저 하루하루가 지겨웠다. 그러다 고등학교에 입학해 우렁찬 관악 소리에 이끌려 관악부에 지원했다. 그날부터 다시 즐거운 학교생활이 시작되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중학교 땐 꿈이 없었고 불투명한 장래에 불안해했던 것 같다. 연주자 시절 조금은 건방져 보일 수는 있었으나, 나는 자존감이 높았다. 어릴 적 꿈을 이뤘으니, 아주 높은 자리에 있는 분도 부럽지 않았다. 사실 우리 어릴 적 장래희망은 아주 다양했다. 그중 단골손님은 선생님, 대통령, 과학자, 판사 등이었고, 비록 몇 년 후엔 다른 장래희망이 생기기도 했지만 어쨌든 많은 아이들이 꿈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에게 장래희망에 대해 물어보면 뚜렷한 대답이 없는 아이들이 많은 것 같다. 의사, 변호사, 판사라고 얘기하는 아이들도 있기는 하지만, 요즘 들어 공무원이라고 하는 초등학생도 본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이 진정 아이들이 원하는 꿈인지에 대해선 생각해 볼 문제이다. 보편적인 부모들의 마음에는 차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감히 아이들이 재미있어하고 잘할 수 있는 직업을 꿈꿨으면 좋겠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세상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고 또 그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다양한 직업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나 단순한 몇 개의 직업에만 목숨 걸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봐야 할 것 같다.

세상은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엄청나게 편해졌고 경제의 발전으로 인해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풍요로워졌다. 하지만 막상 행복해졌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별로 못 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무지개 같은 행복을 위해 더 많은 돈과 명예를 좇고 있다. 무지개는 손으로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닌데 말이다. 진정 우리 아이들이 행복해지기를 원한다면 무조건적인 학습이 아니라 먼저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 재능이 무엇인지를 찾아주고 아이가 재미있어한다면 부모가 헌신적으로 지원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만약 장래에 아이들이 꿈을 이루고 행복해하며 살아가는 세상이 온다면, 그 세상이야말로 부모들이 고생하며 꿈꾸던 행복한 세상이 아닐까?

웃는얼굴아트센터 문화기획팀장


웃는얼굴아트센터 문화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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