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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스마트폰에 빠진 우리 아이, 이렇게만 쓰면 건강하다"
내용 "과도한 단기기억 사용 강요…학업성적·타인 공감능력 저하 악영향"
(사진=자료사진/황진환 기자)
성남시소아청소년정신건강증진센터 정미연 정신보건전문요원은 대뜸 청중에게 자신이 불러 주는 것을 받아 적으라고 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R&D연구팀 주최로 11일 경기 성남시청에서 열린 '2016 영유아 정신건강세미나'에서다.

복숭아, 불교, 연필, 샤프펜슬, 사과, 축구, 농구, 천주교, 배구, 포도, 기독교, 펜까지 단어 12개를 불러 준 그는 "순서는 상관 없으니 이 가운데 10개 이상 적었느냐"고 물었다.

이어 "이는 기억력을 테스트하려는 것이 아니"라며 "단어를 받아 적을 때 특징이 있다는 것을 파악했을 텐데, 위 단어가 '과일' '종교' '필기구'로 분류돼 기억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방금 들은 전화번호를 외우는 것과 같은 '단기기억'이 어떤 현상의 원리 등을 파악하는 '장기기억'으로 넘어가려면 이처럼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사고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스마트폰은 단기기억만을 과도하게 사용하도록 요구합니다. 이로 인해 지식이 장기기억으로 전환될 틈을 주지 않는 거죠."

이는 결국 학업성적 저하,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 감소로 이어진다는 것이 정 요원의 지적이다.

"타인에게 공감하려면 시간을 들여 하나에 집중할 수 있는 집중적인 사고가 필요한데, 스마트폰은 아이들이 고요하게 생각하며 깊이 있는 사고를 할 수 없게 방해한다"는 것이다.

지난 2013년 육아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만 3~5세 어린이의 인터넷 이용자 수는 2011년 이미 전체의 66.2%에 달하는 88만 명에 달했다. 인터넷·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하는 나이도 2009년 5세에서, 2010년 4.9세, 2011년 4.8세로 점점 낮아지고 있다.

이날 '우리 아이 스마트폰 건강하게 사용하기'라는 주제로 강연한 정 요원은 "최근 연구에 따르면 만 3~5세 영유아들이 하루 평균 스마트폰을 2시간 40분을 사용한다는데,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빠져드는 이유는 '쉽고 재밌다'는 긍정적인 강화가 생기기 때문"이라며 "스마트폰에 대해 '즐겁다'는 기억이 생기면 아이들은 이를 갈망하게 되는데, 이게 심해지면 스마트폰을 강박적으로 사용하게 되고 금단 증상까지 생긴다"고 전했다.

이어 "스마트폰 중독의 의미는 사용 시간에 있지 않다. '그만하라'고 했을 때 그 말을 따른 뒤 자기 할 일을 할 수 있다면 하루 종일 사용하더라도 문제가 안 된다"며 "아이마다 다르지만 스마트폰을 단 한 시간 사용하더라도 자기 할 일을 하지 않고, 제지했을 때 불같이 화를 내면 중독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마트폰에 빠지면 공격성이 높아지고 언어발달·지능·사회성·자기조절능력이 저하된다는 것을 많이들 아실 것"이라며 "이러한 영향보다 더 큰 문제는 앞서 언급한, 단기기억만 과도하게 사용함으로써 체계적인 사고를 방해한다는 점에 있다"고 강조했다.

◇ "스마트폰 사용 규칙 있다는 것, 아이들이 인지하도록 하는 게 관건"

그렇다면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건강하게 사용하려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

정 요원은 "스마트폰의 자극이 마약을 할 때의 자극과 비슷하다는 연구도 있을 정도로 강한 노출이니, 2세 이전에 미디어 스크린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무엇을 보여줄지에 대해 관리해야 한다"며 "아이들이 방에서 뭔가를 혼자 보도록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항상 부모 등이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쓸 때 규칙을 두는 것이 중요한데, 가정마다 '무엇을 볼 수 있는지' '언제까지 사용할 수 있는지' '어디에 보관해야 하는지' 등 그 규칙이 무엇이냐는 크게 상관 없다"며 "규칙이 있느냐 없느냐, 그러니까 아이들이 스마트폰 사용 규칙이 있다는 것 자체를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모가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쥐어 주는 이유는 아이가 떼쓰기 때문인데, 부모 입장에서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두고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아이 근처에 있으면서 아이가 혼자 놀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며 "혼자 노는 시간 등을 통해 아이들은 오히려 뇌 발달에 좋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가 심각하다면 가정에서만 해결하려 애쓰지 말고, 전문가와 상담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출철: 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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