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

작품설명

<모자>(1982)는 아이가 어머니의 손을 잡고 뒤쪽으로 비스듬히 기대어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대리석 조각이다. 어머니의 두상, 어깨, 팔, 허리까지 하나의 곡선으로 이어져 반원형의 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조각의 무게중심을 잡고 있다. 또한 이에 기대어 아이의 형상이 뒤로 뻗어 있는데 아이와 어머니의 팔이 서로 연결되어 안정감을 준다. 각 대상은 선적인 구분 대신 양감을 통해 대상을 식별할 만한 최소한의 구분을 짓고 있는데, 이는 최대한 대상을 단순화하여 표현하는 민복진의 조형적 공통성을 보여준다. 두 인물의 표현은 사실적인 것과 거리가 멀지만, 시선이 서로를 향하고 있으며 신체의 둥근 외곽 처리 등 두 인물 간 애착 관계를 짐작할 수 있다. 민복진은 생애 전반에 걸쳐 ‘사랑’의 원형에 대해 탐구한 작가로 휴머니즘에 근거하여 정감이 넘치는 인간상을 표현하였다. 특히 ‘모자’는 그의 작업 전반에서 주로 발견할 수 있는 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