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

작품설명

<희망>(1987)은 서로의 손을 맞잡고 돌고 있는 모자를 대리석에 조각한 작품이다. 어머니의 몸은 회전하고 있는 듯 꼬여있고, 아이의 몸은 어머니의 상체로부터 뻗어 나와 있다. 마주보는 위치에서 서로가 서로의 주축과 교차축이 되어 나선형 구조를 그리고 있어 모자가 빙글빙글 돌고 있는 장면임을 알 수 있다. 엄마와 아기가 민복진 특유의 생략과 단순화 방법으로 조형되어 각각 구별되지 않고 하나의 덩어리로 표현되었다. <희망>에는 두 개의 흐름이 돋보이는데, 어머니가 몸을 돌리면서 생긴 양감의 흐름과 조각의 하부에서부터 어머니의 어깨를 타고 아이의 손끝으로 이어지게 처리된 선적인 흐름이 그것이다. 이들은 구조적으로 안정적으로 교차되는 한편 극단적으로 대조적인 부피를 통해 긴장감을 부여하고 있으며 이는 민복진 특유의 조형 원리를 잘 보여주고 있는 요소이다. 이렇듯 서로가 하나가 될 정도로 붙잡고 있는 모습을 통해서는 끈끈한 유대감을, 변형된 나선형 구조에서는 운동감을 주며 서사와 조형미를 동시에 추구하여 모자간의 사랑이라는 주제가 완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