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

작품설명

<모자>(1980년대)는 양반다리를 한 어머니와 그의 무릎 위에 앉은 아기의 모습을 대리석으로 조각한 작품이다. 아기 쪽으로 몸을 기울인 어머니의 자세는 아기를 사랑하는 마음을 시각화함과 동시에 작품의 둥글고 풍만한 양감을 더욱 부각하는 요소로 기능하고 있다. 어머니의 목을 감고 있는 아기의 팔 그리고 모자의 몸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원형을 이루는데, 마치 작품 중앙에 뚫려있는 공간의 안과 밖을 잇는 입구처럼 보인다. 이러한 네거티브 볼륨은 다양한 외부 환경을 작품 안으로 끌어오는 역할을 하며, 특히 이 공간은 비스듬한 방향으로 뚫려있어 작품 안팎으로 순환하는 움직임을 더욱 역동적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이 작품과 도상의 측면에서 높은 유사성을 가지고 있는 작품으로 <모자상>(1994년 이전)이 있다. <모자상>에서는 모자가 서로의 얼굴이 아닌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 장면으로 연출되었는데, 그 외에 어머니의 자세를 통해 확보된 안정적인 삼각형 구도, 아기의 자세를 통한 유기적인 순환 등의 특징은 <모자>와 거의 비슷하게 구성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