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

작품설명

<가족>(1989)은 부모와 아이로 구성된 ‘가족’의 모습을 조형한 작품이다. 양옆의 부모는 어깨를 맞잡으며 서로를 바라보고 있고, 아이는 그런 부모를 올려다보면서 천진난만하게 만세를 부르며 부모와 함께 걷고 있다. 가족의 몸통은 납작하고 넓은 면적의 덩어리로 표현되어 이들 가정의 결속과 화목을 시각화하는 데에 효과를 보태고 있다. 한편 다리 부분은 원뿔 형태로 표현하고 다리 사이에 공간을 두어 가볍고 상쾌한 분위기를 주는데, 잔디에 놓은 작품에서는 마치 세 인물이 나란히 잔디밭을 걷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인체에 대한 세부 묘사를 과감하게 생략하고 단순화한 형태로 표현하는 민복진 특유의 조형언어가 두드러진다. 민복진은 이 도상의 가족상을 공공조형물로 확대, 제작하기도 했는데, 현재 장흥조각공원에 설치된 <가족>(1991)이 그중 하나이다.
기본적으로 조형 방식의 면에서 <커플>(1989), <자매>(1990)의 도상과 긴밀하게 연관이 있다. 각각의 작품에서 남녀, 자매 그리고 부모의 동세와 결합된 몸통의 형태에서 유사성이 역력한데, 이는 민복진이 본인 고유의 조형 양식을 모색한 뒤 구축한 유형 안에서 성별, 구성원의 조합 등에서 변화를 주며 작품을 제작했던 정황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