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

작품설명

<모자상>(1975-1994년 이전)은 아이를 품에 안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표현한 조각으로 붉은 화강석으로 제작되었다. 어머니의 두상과 목 아래로 다양한 타원형의 형상이 겹쳐 있는 모습인데 어머니의 어깨와 품에 안겨있는 아이의 몸통이 서로 이어져 하나의 타원을 이루고, 어머니의 다리 끝을 반원 형태로 뚫어 놓았다. 전체적으로 두 인물의 형태적 구분은 무의미한 듯 하나의 덩어리로 귀결되지만, 어머니의 몸통과 팔 사이, 다리 사이에 뚫린 공간을 두어 외부 공간과의 연결을 시도하고 있다. 아이를 품에 안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각 대상은 최소한의 신체적 묘사를 제외하고 단순화되어 있는데, 이는 민복진의 작품 전반에서 발견할 수 있는 양상이다. ‘모자’는 민복진이 오랜 시간 작품에 가져오고 있는 주제이다. 민복진의 작품세계는 휴머니즘에 근거하여 정감이 넘치는 인간상으로 설명되는데, 작품에서 주로 두 명 이상의 대상이 서로 융합된 형태로 보이는 것 혹은 인물 간의 시선이 서로를 향하는 것은 이를 표현하기 위한 민복진만의 방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