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

작품설명

<사랑>(1986)은 엄마와 아기가 얼굴을 맞댄 채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모자상이다. 이 작품을 정면에서 보았을 때는 엄마의 무릎 위에 아기가 앉아있는 듯하지만, 측면에서 보면 아이가 엄마에게 기대어 서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생략과 표현의 단순화로 두 개체가 하나의 덩어리로 환원되어 생긴 착시이다. 아이 쪽으로 몸을 둥글게 만 어머니의 자세는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시각화함과 동시에 작품의 둥글고 풍만한 양감을 더욱 부각하는 요소로 기능하고 있다. 어머니의 목을 감고 있는 아이의 팔 그리고 모자의 몸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대략의 원을 이루는데, 마치 작품 중앙에 뚫려있는 공간의 안과 밖을 잇는 입구처럼 보인다. 이러한 네거티브 볼륨은 다양한 외부 환경을 작품 안으로 끌어오는 역할을 하며, 특히 이 공간은 비스듬한 방향으로 뚫려있어 작품 안팎으로 순환하는 공간을 더욱 역동적으로 만들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