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

작품설명

<커플>(1989)은 나란히 걷고 있는 남녀 커플을 조형하고 동으로 캐스팅한 작품이다. 서로를 향해 있는 얼굴, 여성의 손짓에서 커플이 걸으며 다정하게 대화하는 장면이 연상된다. 가장 먼저 두드러지는 시각적 요소는 인체에 대한 세부 묘사를 과감하게 생략하고 단순화한 형태로 표현하는 민복진 특유의 조형언어이다. <커플>의 경우 2명의 인물을 조형한 작품임에도 성별을 식별할 수 있는 최소한의 묘사만 남겨둔 것이 특징이다. 또 인물들이 하나의 유기적인 덩어리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 역시 민복진이 즐겨 쓴 조형법이다. 인물들의 신체의 상반신은 닫힌 형태의 납작한 사각형으로 결합한 것으로 설정하였고 다리를 날렵한 원통형을 단순화하고 다리 사이에 공간을 두어 그의 작품세계 전반에 나타나는 네거티브 볼륨의 효과를 살렸다. 하단으로 내려갈수록 날씬하게 처리된 다리와 그 사이의 공간 표현으로 작품 전체가 경쾌한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