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

작품설명

〈모정〉(1993)은 엄마가 아이를 앉은 채 서 있는 모습으로 전통 성모자상의 변형으로 보인다. 합성수지 원형이 남아 있는데, 이 원형을 가지고 대리석 작품을 제작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하나의 긴 타원형의 형태를 갖추었으며, 엄마가 아기를 감싸 안은 팔과 몸통의 네가티브 볼륨을 두었는데, 이는 공간감과 함께 유려한 곡선미를 작품에 부여했다. 또한 빈 원형 공간에 아이가 위치하였는데, 두 다리를 가지런히 엄마의 몸 뒤편으로 뻗어서 균형을 잡아준다. 아이를 향해 부드럽게 굽은 엄마의 상반신과 중심을 잡고 있는 허리와 두 다리 사이의 공간의 곡선이 대리석의 매끈하면서도 부드러운 마감처리와 어우러져 모성의 숭고한 미를 극대화시켰다. 얼굴은 마치 부엉이의 얼굴처럼 두 면이 살짝 들어갔으며, 작은 원으로 눈을 표현하여 아이와 엄마가 두 눈을 맞출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나 민복진은 상반신과 하반신 안쪽의 음영 공간을 선묘와 점선들로 빽빽하게 채워 매끈한 표면의 단조로움을 극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