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

작품설명

<드로잉>(연도미상)은 5명의 인물을 간단하고 명확한 선묘로 그린 드로잉이다. 인물들은 마치 투쟁하는 듯한 역동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어 씩씩하고 장엄한 느낌을 준다. 이때 형상을 이루는 선은 모두 직선이며 각 획은 빠르고 단호하게 그려져 강인한 이미지에 효과를 더하고 있다. 표현의 면에서는 구체적인 인체 묘사를 과감하게 생략한 것이 큰 특징인데, 인물들의 외형을 간단하게 그렸음에도 인체의 보편적인 특성들이 잘 드러나고 있다. 또한 군상의 특유의 구성, 공간감, 중첩된 형태의 연결 등 꽤 복잡한 요소들도 매끄럽게 처리되었다. 이러한 특징들은 민복진의 뛰어난 데생(dessin, 선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 실력을 바탕에 두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 드로잉은 민복진의 <드로잉(영해 3.1 의거 기념탑 부분)> 작품과 유사하다. 인물들이 인간탑처럼 올라서서 힘주어 솟아있는 구도, 인체를 간단한 선만으로 각지게 구성한 것 등에서 비슷한 시기 그리고 비슷한 주제로 그려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