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

작품설명

<드로잉>(연도미상)은 추상적 형상을 연필과 콩테로 소묘한 뒤 녹색 빛의 수채 물감을 매우 가볍게 칠한 소묘 작품이다. 추상화(抽象化)된 형태이기 때문에 한눈에 알아보기는 어렵지만, 인체를 조형화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러한 추상적인 조각은 민복진을 대표하는 구상성이 강한 조형 언어와는 차이가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내용적으로는 그의 여타 조각과 큰 차이가 없다. 비스듬히 누워있는 어머니와 그 주변에 서 있는 아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두 인물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형상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신체를 유기적인 곡면으로 단순화한 점과 중간에 구멍을 뚫은 점(negative space)에서 헨리 무어(Henry Moore, 1898~1986)의 <와상> 연작이 연상된다. 추상성이 강한 작품이 흔하지는 않지만 민복진은 이 드로잉과 같이 추상조각을 그린 작품을 여러 점 남겼다. 따라서 민복진이 다양한 현대조각 양식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남긴 드로잉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