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

작품설명

〈드로잉〉(연도미상)은 누드의 남성이 한 손으로는 턱을 괴고 다른 한손으로 책을 보고 있는 모습을 스케치한 작품이다. 연도표기나 서명이 남겨져 있지 않아 정확한 제작 시기는 알 수 없으나 사실적인 인체 표현이라는 특징으로 미루어보아 비교적 민복진 작업의 초기 시기인 1950년대에 드로잉으로 추정된다.
남성의 상당히 큰 근육질의 몸을 명암을 주어 표현했으며, 한쪽 다리를 왼쪽 다리 사이에 낀채 책을 받치고 상반신을 틀어서 책을 보는 모습을 그린 것은 복잡한 인체 구성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앉아 있는 의자에는 천을 둘러 발이 닿았을 때 주름을 표시하기도 했다. 특히 민복진은 로댕(Auguste Rodin, 1840~1917)이나 브루델(Antoine Bourdelle, 1861~1929)과 같은 조각가를 좋아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 근육과 인체의 비율을 고민한 민복진은 이와 같은 드로잉 작업들을 통해 인체의 사실적인 묘사를 충실히 수행한 후 사실주의를 넘어서 구상으로의 작업 과정으로 이행했음을 파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