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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의학칼럼]정신과 질환의 약물치료
내용 ‘마음의 병이 약 먹는다고 낫나요? 정신과 약은 독하기만 하지..’. 정신과 치료진이라면 처음 치료를 접하는 환자나 보호자에게 흔히 듣는 불신에 찬 말이다. 실제로, 원인이나 증상에 대한 연구가 어려웠던 정신과 질환은 다른 질환에 비해서 약물치료의 역사도 짧다. 50여 년 전만 해도 정신치료나 휴식 등의 방법 이외에는 검증된 치료방법이 거의 없었으나 우연한 기회에 심한 환각과 지리멸렬함에 극적인 효과를 보이는 항정신병약물이 발견되어 상용화되기 시작하였고, 이후 항조증약물, 항우울제 등이 개발되어 현재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러한 약물의 도입은 치료 뿐 아니라 정신과 질환의 원인 연구와 진단체계도 발전시켰다. 과거에는 ‘이상하다’, ‘제 정신이 아니다’는 설명뿐이었지만 여러 종류의 약물이 등장한 이후에는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정확한 진단이 중요해졌다. 아울러 각 질환을 설명하는 정신병리와 진단을 위해 필요한 증상 등을 관찰하는데 이전보다 섬세한 기술을 요하게 되었다. 또한 1960년대 이후에는 약물사용 결과가 단초가 되어, 원인을 연구하는 생물학적 연구, 뇌영상의학적 연구 등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하여 정신의학의 발전에 큰 계기가 되었다.

정신과 질환의 주요 생물학적 원인중 하나는 이제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한 도파민, 세로토닌 등 뇌내의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으로 인해 증상이 초래된다는 점이다. 현재 사용 중인 대부분의 정신과 약물은 이러한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조절함으로써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다. 그 과정에 있어서 졸리움, 불수의적 운동, 변비 등의 원치 않는 부작용이 발생하는 모습도 때로는 관찰되었지만 최근 개발된 약물들은 과거의 약물에 비해 부작용 면에서 월등히 개선되어 보다 편안하고 안전하게 환자들이 복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일시적인 감염이나 신체적 약화로 인해 생기는 신체적 문제와는 달리 선천적인 취약성과 장기간의 스트레스 등이 관여되는 복잡한 질환이기 때문에 정신과적 약물치료는 대부분의 경우 장기간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신체적인 항상성(恒常性)을 잃어서 발병하는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경우 장기간 약물치료가 필요하듯이, 심적인 문제 역시 약물로 인해 일시적으로 회복된 이후에도 그 상태를 유지하고 재발을 예방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모든 정신과적 문제에 약물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가벼운 신경증이거나 일과성인 스트레스 반응 같은 경우에는 비약물적인 접근이 우선시 되기도 한다. 또한 약물을 복용한다하여 모든 증상에 치료적인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며, 같은 약물을 복용해도 개인마다 효과에 차이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일상생활이나 자신의 사회적 기능에 상당한 지장을 줄 정도의 문제가 확인되고 약물치료가 필요하다고 권고를 받는다면 오래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 초기에 빠른 증상호전과 유지, 재발의 예방 등에 있어서 가장 효과적이고 입증된 치료법은 약물 복용이며, 막연한 부담감이나 두려움으로 인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서 후회스러운 결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약물치료를 꾸준히 함과 동시에 정신치료, 인지행동치료, 정신과적 재활과 교육, 가족치료 등의 비약물적 치료를 병행한다면 더욱 만족스러운 치료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전문보기 – 새전북신문
http://www.sjb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499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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