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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단독] 혼자 꾸준히 하는 공부 사교육보다 효과 좋다
내용 KDI 보고서
혼자 공부한 시간 많을수록 수능 성적 향상 뚜렷
"경쟁에 대한 불안감이 사교육 의존 불러"

[세계일보]
‘사교육 공화국.’ 대한민국의 학부모들이 짊어진 멍에는 무겁다. 성적보다 인성을 길러주고 수학문제 풀이집보다 좋은 책을 쥐여주겠다는 소신을 지키기는 어렵다. 늘 ‘우리 아이만 뒤처지는 건 아닌지’ 하는 불안감에 쫓기는 탓이다.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는 학부모들의 조바심을 덜어줄 만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교육비나 사교육 시간이 대학수학능력평가 점수에 미치는 영향은 학생이 혼자 공부한 시간의 효과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중·고교 때 혼자 공부한 시간은 대학학점, 최종학력, 시간당 임금까지 좌우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한국개발연구원(KDI) 김희삼 연구위원이 2007∼08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조사, 2005∼07년 한국교육종단연구의 중학생 패널자료, 2005∼10년 한국교육고용패널 자료, 한국노동패널 9·11차 부가조사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다. 이 결과는 지난해 12월 말 ‘학업성취도, 진학 및 노동시장 성과에 대한 사교육의 효과분석’이라는 보고서로 만들어졌다.

6일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05학년도 수능 응시자 성적과 사교육 경험과 상관성을 분석했더니 고3 때 사교육비로 월평균 100만원을 쓴 경우 수리와 외국어 영역에서 백분위가 각각 0.0007% 오르는 효과만 있었다. 당시 응시자가 61만여명이었으므로 두 영역에서 전국 등수가 4등쯤 올랐다는 뜻이다. 언어 영역의 백분위에 미친 효과는 0.0002%로 거의 미미했다.

반면에 고3 때 1주일에 혼자서 공부한 시간이 많을수록 수능 점수가 올라가는 효과는 뚜렷했다. 매주 혼자 공부한 시간이 ‘3시간 미만’일 때와 비교해 수리영역의 백분위는 3∼20시간일 때 11∼14%, 20∼30시간일 때 19∼20%, 30시간일 때 27%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 30시간 이상 혼자 공부한 학생은 수리 영역 전국 등수를 16만4000여등 끌어올린 셈이다.

외국어영역에서는 1주일에 혼자 공부한 시간이 3∼10시간일 때 백분위가 8∼10%, 10∼30시간일 때 15∼18%, 30시간 이상일 때 22% 상승했다. 언어영역에서도 10시간 이상이면 백분위가 최소 12%, 30시간 이상인 경우 18%까지 올랐으나 수리·외국어영역에 비해 효과가 크지는 않았다.

또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고2 때 혼자 공부한 시간이 많을수록 대학 학점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었다. 중2·고2 때 사교육, 중2·고2 때 혼자 공부한 시간, 부모 학력 등 변수 중에서 최종학력에 가장 뚜렷이 긍정적 효과를 미친 변수는 고2 때 혼자 공부한 시간뿐이었다. 이 밖에도 고2 때 혼자 공부한 시간이 하루평균 1시간 많을수록 취업 후 시간당 임금이 3∼4%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김 연구위원은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대한 태도를 바꾸지 못하는 요인으로 ▲사교육 효과에 대한 막연한 기대 ▲일부 성공 사례의 과도한 일반화 ▲불안감을 조성하는 학원의 마케팅 전략 ▲주변 사람과 경쟁의식 등을 꼽고 “개인의 의식만 바뀌어서는 안 되고 작은 점수 차이를 크게 느끼지 않도록 환경이 바뀌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박희준·김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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