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봄아 고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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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
봄빛 푸르거니
겨우내 엎드렸던 볏짚 풀어놓고 언 잠 자던 지붕 밑 손 따숩게 들춰보아라. 거기 꽃 소식 벌써 듣는데 아직 설레는 가슴 남았거든 이 바람 끝으로 옷섶 한 켠 열어두는 것 잊지 않으마. 내 살아 잃어버린 중에서 가장 오래도록 빛나는 너. - 고두현의 시 <남으로 띄우는 편지> ---------------------------------------------------------- 세월은 봄으로 인사합니다. 겨우내 움츠렸던 살얼음 커튼 제 치고 봄처녀 제 오십니다. 어쩌면 저 흙속에서는 아지랑이가 희망을 준비하고 있겠지요 봄은 기다림이 지루하다고 포기한 사람들에게 사람에 치이고 시간에 쫓겨 세상살이 메마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세상이 나를 잊어버렸다고 투정하는 어깨 쳐진 사람들에게 선한 이웃이고 희망이고 큰 어깨이고 부활입니다. 인생의 황량한 긴 들판 지나올 때도 인생마저 내려놓고 싶은 인생의 긴 겨울을 지나올 때도 봄이 있었기에 봄을 기대했기에 울음은 노래였습니다. 잊었던 꽃말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계절의 시작 제자리 지키며 한 겨울을 견뎌온 이름모를 야생초가 고마울 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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