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열린마당

언론보도


열린마당 > 언론보도 상세보기 - 제목, 내용, 파일 제공
제목 [조선일보] 탄생 100년… 닮은 듯 다른 두 거장의 童心
내용



 

1917년 동갑내기 그림은 닮은 듯 다르다. 동심(童心) 물씬한데, 하나는 해맑고 하나는 슬프다. 한 사람은 20세기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로, 또 한 사람은 잊힌 거장으로 남았다. 탄생 100주년. 예술이 세상을 치유하는 방식을 목도할 수 있는 전시다.

[맑고 정겹다, 장욱진 100주년 展]

격변의 시대, 隱者처럼 살아가며 동심 닮은 그림으로 세상 위로
"자연 속이 전부 다 내 화실"


 

 

"선생이 그린 아이들은 막 만져보고 싶어요. 천진하고 귀여운 것이 장 선생 마음을 꼭 닮았지요."(김정·화가)

장욱진(1917~1990)은 동심의 화가, 자연의 화가로 불렸다. "화실이 따로 있나. 자연 속이 모두 다 내 화실이지" 했던 그는 해, 달, 새, 집, 나무, 바람을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양 익살스럽게 화폭에 담아 구경꾼들 입가에 웃음과 행복을 안겼다.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장욱진 전시가 열린다. 지난 26일 장욱진 상설관을 연 경기도 양주시립 장욱진미술관은 '장욱진과 나무'를 주제로 한 기획전을 8월 27일까지 선보인다. 서울이 싫어 덕소―수안보―용인을 떠돌며 그린 그림 중 나무가 주인공인 30여점을 골라냈다. 네 그루 나무 위에 집을 지은 '가로수'(1978년)를 비롯해 죽은 줄 알았던 나무가 새순 틔우는 모습에 감복해 그린 '감나무'(1987년), 둥근 초록나무 아래 세 아이가 벌러덩 누워 있는 '세 사람'(1975년) 등 격변의 시대 은자(隱者)처럼 살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나무로 투영해 표현한 작가의 대표작들을 감상할 수 있다. 

2층 상설관엔 그 유명한 '자화상'이 걸렸다. 국립중앙박물관 직원으로 2년, 서울대 교수로 6년 일한 것 말고는 모든 생애를 시골에 거하며 창작에 전념한 작가의 모습이 손바닥만 한 캔버스에 위풍당당하게 그려져 미소가 떠오른다. 맏딸 장경수씨는 "술을 너무 좋아하셔서 그렇지, 아버지는 자상하고 해맑은 분이었다"고 추억했다. "5남매가 제각각 '아버지가 가장 사랑하는 자식은 나'라고 착각했을 정도였으니까요(웃음)."

상설관 개막식이 있던 26일엔 작가의 부인 이순경(97) 여사가 휠체어를 타고 참석했다. 역사학자 이병도 선생의 장녀로 서점을 꾸려 남편과 자식들을 평생 뒷바라지한 여인. 딸은 "어머니가 어려운 살림에도 아버지가 원하는 건 다 하게 해 드리려고 애쓰셨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장욱진 그림이 더없이 맑고 정겨운 이유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30/2017053000164.html

파일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