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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내와 결혼한 것을 후회하는 남자들의 심리
내용
언젠가 남편과 이런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다시 태어나도 나랑 결혼할 거야?"



결혼한 부부라면 누구나 한번쯤 던질 만한 유치한 질문이건만, 이에 대한 남편의 대답은 정말 웃기다.



"난 다시 태어나면 남자로 안 태어날 거다. 여자, 그것도 아주 예쁜 여자로 태어나서 결혼 안 하고 이 남자 저 남자 속 타게 하며 살아야지. 만약 당신이 남자로 태어나면 내가 계속 애타게 할 거야. 각오하셔, 흐흐흐. 생각만 해도 기분 좋네. 그런데 당신은 어때?"



"나? 나야 당연히 당신하고 결혼하지. 다른 남자랑은 안 살아 봐서 어떤 남자가 좋은지 모르겠지만 난 우리 남편이 제일 좋더라."



이렇게 대화를 끝맺었지만 지금 다시 물어봐도 내 대답과 남편의 대답은 똑같을 것 같다. 남편이 돌려서 말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나랑 결혼하지는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 책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의 저자처럼 내 남편도 결혼을 가끔 후회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결혼을 후회하는 남자들의 심리에는 무엇이 깔려 있을까? 대부분의 남자는 결혼을 가끔 후회하고, 여자는 결혼 생활에 대해 가끔 만족한다. 한마디로 남자는 부정적인 측면에 집중하고 여자는 긍정적인 측면을 쉽게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특히 한국 남자들이 그렇다.



저자는 자신이 공부한 문화 심리학을 토대로 하여 이런 한국 남자들의 심리를 분석한다. 왜 우리는 이토록 행복하기 힘든 것일까? 삶은 왜 이다지도 힘겨운 것인가? 간단한 문제는 아니지만 한 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특히나 '삶이 힘들다'고 부르짖는 한국 남성이라면 말이다.



저자는 한국 사회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를 '사는 게 재미없는 남자들'에서 찾는다. 온갖 사회정의를 부르짖는 구호 뒤에 숨겨진 적개심, 분노, 공격성의 실체는 '재미없는 삶에 대한 불안' 때문이라는 것.



그러고 보니, 남편이 다음 생에 여자로 태어나고 싶은 이유도 '우리 사회에서 남자로 살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 같다. 그럼 이렇게 힘든 남자들이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잘 놀고 재미를 찾으면 된다고 말한다. 그럼 어떤 방법으로 무미건조한 한국 남자들에게 삶의 재미를 부여할 수 있을지 한번 들여다 보자.



"행복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행복을 구체적으로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내 침실의 '백열등 부분 조명'과 '하얀 침대시트'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게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중략)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프린스턴 대학의 다니엘 카네만 교수는 행복을 아주 '심플하게' 정의한다. 행복이란 '하루 중 기분 좋은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즉 행복은 기분 좋은 시간이 많으면 저절로 찾아온다는 얘기다. 그리고 그 기분 좋은 시간을 영위하기 위해서 구체적인 행복 요인을 분석하고 그 요인을 많이 접하면 된다. 저자는 집에서는 별로 만족하지 못하던 결혼 생활이 왜 호텔에만 가면 낭만적으로 느껴지는지를 분석했다.



호텔의 백열등 조명이 아내의 얼굴을 더 아름답게 보이도록 하고 하얀 침대 시트에 누워 자면 더 로맨틱하게 느껴졌다는 사실을 알자, 그는 집의 조명과 시트를 바꾸자고 아내를 조른다. 단순한 인테리어의 변화지만 호텔처럼 바꾸고 나니 잠을 잘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고 매일 밤이 행복하다.



저자는 사람이 죽을 때 '껄, 껄, 껄' 하며 세상을 떠난다고 말한다. '많이 베풀 껄, 미워하지 말 껄, 재미있게 살 껄' 하고 말이다. 어차피 한 번 살다 갈 인생인데 왜 그토록 소유한 것에 감사하지 못하고 그 행복을 느낄 여유도 갖지 못하고 재미없게 살다가 가야 하는가!



저자는 재미있으려 노력하면 얼마든지 재미있게 살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재미는 자신이 유쾌해지는 상황과 느낌을 '구체적으로 정의'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막연하게 좋은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무엇이 좋은지 찾다 보면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밤새 잠 못 들고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그 쓸데없는 일에 대한 억압과 집착을 버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사실 모든 인생의 중요한 일들은 알고 보면 종잇장 한 장 차이로 아주 쓸데없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니 그 일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무조건 집을 벗어나 행복한 일들을 생각해 보자.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 저자의 예를 들자면 망사 스타킹의 여인, 웃는 여자, 김혜수의 가슴 등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인생의 모든 고민은 쉬워지지 않던가. 특히 지나치게 일에 매달리며 가정을 도외시하는 사람이라면 저자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다들 착각한다. 열심히 일해 은퇴하면 행복한 가정에서 다복한 노후를 즐길 수 있으리라.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어느 날 갑자기 '행복해지자!' 구호 외친다고 행복해지지 않는다. 몸은 함께 살았지만, 평생토록 함께 기쁨을 느껴본 적이 없는 부부가 어찌 갑자기 '함께' 행복해 질 수 있을까?"



뭐 뻔한 얘기 같지만 결론은 '사는 게 재미없는 한국 남자들이여, 행복은 그냥 오는 게 아니라 스스로 재미를 찾는 데서 오는 것이라오'다. 여기에 한 마디 덧붙이자면, 재미와 행복은 추상적인 개념이지만 구체화하는 데에서 그 가치를 느낄 수 있다. '난 마누라가 웃으면 그냥 행복해.' '우울한 뉴스 말고 개그 콘서트를 보면 즐거워.' 등의 구체적인 행복찾기야말로 이 시대 남성들에게 가장 필요한 청량제일 것이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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