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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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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엄마의 "그만 먹어!" 외모지상주의 만든다
내용 오늘도 진료실에서 음식을 거부하는 깡마른 소녀를 만났다. 소녀의 어머니는 체중 감량에 집착한 딸을 보며 무엇이 문제인지 당황했다. 섭식장애는 예방이 가능하고 조기 발견하면 완치도 된다. 당사자는 물론 가족도 간과한다는 점이 늘 안타깝다.

청소년의 6%가 섭식장애다. 10대 후반 여학생의 3명 중 한 명은 굶기, 폭식, 구토 등과 같은 행동을 한다. 어른이 된다고 해서 이런 모습이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 청소년의 체형 불만족은 열등감, 우울, 운동기피·과운동, 비만, 흡연 같은 위해한 방법을 이용한 체중 감량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대략 17~33%의 청소년이 자신의 체형을 불만스러워 하는데, 특히 여학생이 심하다. 정상 체중 여학생의 36%가 자신을 과체중이라고 생각한다. 정상 체중임에도 뚱뚱하다고 생각해 끊임없이 다이어트로 자신을 내몰고, 거울 속 모습에 절대 만족하지 말라고 스스로 부추긴다. 부모가 딸의 평소 행동을 통해 섭식장애 여부를 판단하고, 학교가 섭식장애 진행을 막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엄마는 딸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존재다. 특히 딸의 외모와 관련해 무심코 내뱉는 엄마의 걱정, 또는 지적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 "그만 먹어" "살 좀 빼라"처럼 일상적으로 아무 의미 없이 하는 엄마의 말 때문에 사춘기 딸의 자신감이 현저히 떨어진다. 엄마 자신이 다이어트 중이거나 몸매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면 딸 역시 평생 자신의 몸매에 만족하지 못하고, 요요를 불러오는 다이어트 강박증에 빠질 확률이 높다. 엄마의 긍정적인 말과 행동에 딸은 조금 뚱뚱하더라도 자신감 넘치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다.

엄마에 비하면 아버지가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들 생각한다. 하지만 딸의 성격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사람은 바로 아버지다. 아버지와 의사소통이 잘 되면 딸은 선뜻 얘기하기 어려웠던 몸매에 대한 집착과 열등감을 딛고 자신감을 높일 수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여학생 50%가 가족 중 형제·자매에게 외모에 대한 부정적인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고 답했다. 형제·자매는 서로의 외모에 대해 직설적으로 말하는 경향이 큰 데다, 나이 차가 많지 않은 자매는 쉽게 비교 대상이 되기 때문에 서로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다. 부모가 자매를 서로 비교한다면 자매의 경쟁심을 더욱 부추기고 두 딸 모두에게 자존감을 앗아가는 결과를 낳는다. 부모는 형제·자매가 벌이는 갈등을 해결하도록 돕고, 긍정적인 가정환경을 만들고, 친척과 지인이 도울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학교 선생님과 또래 집단의 영향력도 무척 크다. 영국 여학교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외모에 대한 놀림을 삼가도록 하자 학생의 체형에 대한 집착이 괄목하게 나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교실에서 몸무게 때문에 놀림당하는 일이 벌어질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여성의 몸매에 대해 왜곡된 시각을 강요하는 대중매체를 주체적으로 해석하기 위해 어떻게 교육할지에 대해 대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청소년의 체중 불만족, 신체상 왜곡 해결 방안은 영국, 미국 등 선진국 정부 정책의 초점 중 하나다. 다이어트와 몸짱 열풍에 매몰된 우리 사회도 이제 적극적으로 인식 개선에 공을 들여야 한다.

김율리 인제대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전문보기 – 조선닷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12/07/201512070383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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