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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주시향을 좋아하세요...
내용 2023년 11월 9일 목요일 양주시향의 11회 정기연주회가 경기섬유종합지원센터에서 열렸다.

저녁께 내린 비 탓에 오려던 사람들이 마음을 바꾸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공연장은 입구부터 북적였다.
기다리는 동안 잠깐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작은 카페가 있었다. 공연특수(?)를 기대하고 급히 구한 것으로 보이는 알바분과 사장님이 부지런히 음료를 만들어 주셨다. 그런데 카페 안팎으로 테이블과 의자가 부족해서 사람들이 되는 대로 걸터 앉아 공연을 기다려야 했다. 시에서 하는 행사인 만큼 임시로라도 스탠딩 행사용 테이블 몇 개 준비하면 모양도 좋고 유용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오랜만에 찾은 양주시향의 공연은 한마디로,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였다.
새로 바뀐 지휘자 덕분일까, 단원들의 피나는 노력 때문일까, 아니면 시의 넉넉한 지원이 있어서였을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공연은 무척 만족스러웠다.

전문 음악공연장이 아니어서 '오베론' 서곡을 연주할때까지도 좀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무대도 50명 정도 되는 인원을 배치하기에는 비좁아서 지휘자나 협연자가 드나들때 신경이 쓰였다. 지휘자의 설명대로 서곡은 코스요리의 애피타이저나 아뮤즈부쉬정도로 생각하자.

이어 협연자 조성현 플루티스트가 나왔다. 역시 지휘자의 말마따나, 양주에서 조성현이라니. 1악장에서 2악장으로 넘어가면서 완전히 음악에 몰입되었고 특히 2악장 초반에 플룻과 첼로수석이 주고 받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작은 공연장의 앞자리라 첼로의 진한 커피같은 음색이 또렷하게 들렸는데 아름다운 천상의 풀룻선율과 중저음 첼로의 진중한 대화가 좋았다. 집에 와서도 이 부분만 다시 찾아 들어 볼 정도로 매력적인 부분이었다.

브람스 심포니는 무척이나 훌륭했다. 이번 메인 요리는 최고였다.
전에도 양주시향의 브람스 심포니 1번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때는 1악장부터 너무 템포가 빨라서 공연 끝나고 지휘자님이 바쁜 일이 있으신가 할 정도 였다.
특히 가장 좋아하는 4악장 호른 솔로 파트도 채 그 여운을 제대로 느끼지도 못하고 급하게 다음으로 넘어가는 느낌이었는데 이번 양주시향의 브람스 심포니는 달랐다.

연주 전에 지휘자가 곡에 대한 설명을 할때 부터 진중하고 지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1악장 시작도 역시 그러했다. 충분히 고뇌하고 격정에 몸부림치는 느낌이 잘 전달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2악장의 따뜻함이 더 와닿았고 2악장 바이올린 수석의 솔로 부분도 평화롭고 온화하게 느껴졌다.
지휘자분도 클라라를 향한 브람스의 마음을 담은 부분이라고 설명한 4악장 호른 솔로. 호른 연주자분께는 따로 박수를 더 쳐주고 싶다. 이 부분을 들을 때면 저 멀리서 감동이 밀려오며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다. 같은 선율을 플룻이 새처럼 연주하며 지저귈때...됐다...이제 됐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어서 화합의 합창!

박승유 지휘자와 양주시향의 서포터즈라도 만들어서 그의 음악을 오래도록 가까이서 듣고 싶었다.

12월 송년음악회는 의정부에서 열리는 KBS 교향악단의 연주를 예매했는데 12월 9일 양주시향의 송년음악회도 참석해야 겠다.
(그런데 아직 공식홈페이지에는 올라오지도 않았다..양주시여...)


내년에는 박승유와 양주시향을 교향악 축제에서도 만났으면 좋겠다. 경기 북부의 유일한 오케스트라라고 하는데 왜 그동안 교향악 축제에서 볼 수 없었는지 모르겠다.
(우리 시에도 멋진 오케스트라 있는 거 모르는 사람없게 해주세요!)

다시 한번 성황리에 양주시향의 정기공연을 마치게 된 것, 축하합니다.
그리고 좋은 연주, 감사합니다.

(주위 중고등학생들에게 물어보니 클래식 공연 관람 경험이 전무하다. 요즘 클래식 공연 티켓값도 많이 올라서 가족이 함께 하려면 정말 큰 맘 먹어야 한다. 이런 시향의 무료 정기공연이 양주시는 물론 경기북부의 의정부, 동두천, 포천, 연천 청소년들에게 어떤 경험을 선사하고 있는지 안다면 양주시는 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시향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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