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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암농장 송용준 대표
내용 선암농장 송용준 대표

일정한 양의 사료가 사료통을 타고 닭장 앞에 골고루 뿌려지면 닭들은 분주히 쪼아 먹는다.

적당하게 살이 오른 닭이 갓 낳은 계란은 일렬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한곳으로 모인다.

  
 
하나하나 계란의 무게가 측정되고 자신의 등급에 맞는 계란판 앞에 계란이 도착하면 그제서야 사람의 손을 통해 계란이 계란판에 담긴다.

닭에게 일일이 사람 손으로 모이를 주고 달걀을 줍던 시대는 지났다.

사료 주기부터 달걀 수거, 계분 처리까지 철저한 전자동 시스템으로 웬만한 중소기업 못지않은 수익을 올리는 농장이 있다.

양주시 은현면 선암리에 위치한 선암농장. 산란계 7만 수와 병아리 3만 수 등 총 10만 수의 닭으로 연 15억 원 매출을 올리는 이 농장의 주인은 이제 막 29살이 된 송용준 대표다.

 # 가업을 잇다

송 대표와 양계업은 한마디로 끊을 수 없는 운명이었다. 40여 년 긴 세월을 양계업과 함께 한 아버지. 양계업에 대한 아버지의 열정은 농장의 브랜드 가치로 돌아왔고 누군가에게 물려줄 수 있는 튼튼한 가업이 됐다.

그 가업을 2남 2녀 중 차남인 송 대표가 이었다.

송 대표는 “다섯 살 연상의 형이 이 일을 하지 않겠다고 해서 내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아버지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한국농업대학교 축산학과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어 “2003년 2월 졸업하자마자 바로 아버지 밑에서 농장 일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학교에서 지식을 쌓고 1년간의 농장 실습도 거쳤지만 학교가 아닌 실전에서의 농장 일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만만하지 않았다.

송 대표는 “아버지 밑에서 농장 일을 다시 처음부터 배워야 했다”며 “학교에서도 배우고 1년간 실습도 했지만 농장 각각의 시스템이 다 달라서 이 농장만의 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다시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서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육체적으로도 힘들었고 농장 일을 하기에 정신적으로도 어렸다.

송 대표는 “내가 졸업해 농장 일을 시작할 때 친구들은 모두 군대에 갔다”며 “놀고 싶은데 놀지도 못하고 육체적으로도 너무 힘들어 짜증이 났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어 “그때는 내가 생각해도 너무 어렸다”며 웃었다.

 # 조류독감, 절망의 늪에서 기회를 찾다

2003년 말 전국적으로 조류독감이 퍼지기 시작했다. 송 대표의 농장은 반경 5㎞에 속해 함께 살처분 대상이 됐다. 모두 8만 수의 닭을 땅에 묻었다.

송 대표는 “하루 아침에 정성들여 키운 8만 수의 닭을 땅에 묻어야 했다”며 “앞이 캄캄했다”고 말했다.

닭들을 모두 묻고 빈 농장을 바라보며 송 대표는 공정을 자동화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농장을 자동화하면서 투자 비용만 웬만한 중소기업 창업 비용만큼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농업에도 자동화가 필요하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송 대표는 일을 추진했다.

송 대표는 “조류독감을 계기로 농장을 전자동 시스템으로 바꿀 수 있었다”며 “이를 통해 인력을 기존의 ⅓ 수준으로 줄였고 더 안전한 계란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 앞만 보고 달린다

송 대표의 선암농장은 하루 2천500판, 8만 개의 계란이 생산된다. 전자동 시스템을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송 대표는 설명했다.

송 대표는 “현재 산란율이 평균 85% 가량 나오고 있다”며 “앞으로의 과제는 이를 더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닭들의 체중을 균일하게 유지시키는 것이라고 송 대표는 말했다.

송 대표는 “사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료에 쌀겨와 황토, 미생물 등을 섞여 먹이고 있다”고 말했다.

남들과 다른 사료 공급을 통해 송 대표는 닭들이 소화가 잘 되고 체중도 일정하게 잘 나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선암농장은 계분도 그냥 버리지 않는다.

송 대표는 “아버지가 양계업을 하시면서 계분을 이용해 퇴비화하는 사업도 함께 시작하셨다”며 “현재 그 일은 형이 맡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선암농장은 닭들의 모든 것을 버리지 않고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어느덧 농장을 운영한 지 6년째인 송 대표.

그는 이 일을 통해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씻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처음에는 남들보다 먼저 사회생활을 시작한다는 것이 불안했는데 주위 친구들을 보면 빨리 시작한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이었는지 깨달았다”며 “이제 막 군대를 제대해 졸업한 친구들은 취업이다 뭐다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있지만 난 이제 그런 불안함은 없다”고 말했다.

남들보다 먼저 일을 시작한 만큼 이제는 앞만 보고 달려야 한다는 것이 송 대표의 생각이다.

 # 4 H운동, 농업을 알리다

송 대표는 농장 일 말고도 현재 양주시 4 H연합회장직을 맡고 있다.

양주시에서 30여 명이 함께 활동하고 4 H활동. 송 대표는 이 활동을 통해 농업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송 대표는 “영농을 하는 친구들이 모여 활동을 하니깐 얘기도 잘 통하고 일도 도와가면서 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공동 과제활동을 통해 친환경 벼를 재배했고, 생산된 쌀을 불우이웃돕기에 사용했다”고 말했다.

4 H는 공동 과제활동을 통해 새로운 농사법을 배우고 봉사활동도 한다.

또 인근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농장 견학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송 대표는 “학생들에게 농업에 대해 알리고 우리가 먹는 먹을거리의 중요성에 대해 좋은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이 일을 시작했다”며 “견학을 하다 보면 농장도 전자동으로 운영된다는 사실에 학생들이 많이 놀라워 한다”고 말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농장을 열심히 꾸려나가면서 농업을 알리는 데도 앞장서고 있는 송용준 대표.

그의 농업에 대한 애정이 한국 농업의 희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미경기자

2009년 3월 12일자 기호일보에 게시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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