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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8대째 토박이가 양주골 한우 생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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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째 토박이가 양주골 한우 생산합니다

한미 FTA로 국내 한우 업계가 울쌍이다.  그동안 미국인 수입 쇠고기 금수 조치로 국내 시장이 크게 보호를 받았으나 수입이 재개될 경우 더 이상 보호막에 의존할 수 엉ㅄ는 형국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가격 하락으로 상당수 농가들이 종국에는 폐업에 이르는 등 직격탄을 우려하고 있다.  그나마 일부 소비층을 중심으로 탄탄한 시장 형성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수입 여파를 피할 수 만 없다는 것이 대체적 의견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의 분석 결과, 현행 40%인 쇠고기 관세가 10년 동안 단계적으로 낮아질 경우 연간 국내 쇠고기 생산 감소액은 2천214억원에 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2004년 한우 쇠고기 생산액 2조9천억원의 거의 10%에 해당한 규모다. 실제 인하 시한은 15년인데다 5년 동안 세이프가드(SG)까지 적용되므로 피해가 이보다 적을 수 있지만, 철저한 고급화·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가격 경쟁력 등을 감안할 때 한우 시장이 빠르게 잠식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작년 5월 기준, 미국 네브래스카주 평균 초이스급(최상급) 쇠고기 생산자 판매 가격이 100kg당 174달러, 도매가격은 322달러로, 작년말 기준 한우 산지 가격의 거의 4~5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게다가 OIE 판정 이후 갈비 등 뼈까지 모두 수입되면 올해 당장 한우 암소와 수소(600kg) 평균 가격이 503만원, 408만원으로 작년보다 5.1%씩 하락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암·수 송아지 값 하락폭은 더욱 커, 각각 9.6%, 20.9%나 떨어질 전망치를 내놓았다. 이런 분석들로 보아 정부 등 행정 당국대로, 또 농가 대로 자구책 마련이 절실할 때다.

 양주시 하면 대표되는 농산물로 부추를 비롯 쌀과 딸기 등 몇몇 농산 품목들이 있지만 이중 알려진 브랜드로 '양주골 한우'를 빼뜨릴 수 없다. 한우 특유의 고급 시장을 형성, 이미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탓이다. 가격 또한 타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한우 값에 뒤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소비가 막혀 있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양주시 농업기술센터 정문 앞에 위차한 S식당은 한우 150g 등심 기준, 소비자 가격이 3만5천원 정도다, 양주에서 생산되고 있는 소위 오리지날 한우 고기만을 사용한다. 이 고기가 서울 유명 식당에 갔을 때는 6만5천원까지 한다고 업소 주인은 귀띔했다. S식당은 양주 한우 생산 단체에서 항상 고급육만을 납품 받는다. 그중 대표적인 농장이 양주 광적면 석우리에 위치한 '불곡산' 한우 목장(대표 홍재경·48)이다.

 40대 후반의 농장주 홍씨는 20여년 가까운 시간 동안 석우리에서 한우를 길러온 알려진 축산인으로 양주시 브랜드로 정착된 양주골 한우의 실질적 창립자이기도 하다. 목장에서 길러진 개량 한우는 최고 품질의 한우종으로 손색 없다. 현재 150여두를 기르며 비육우와 한우 송아지 등을 팔아 연간 4억원 정도의 조수입을 창출하고 있다. 실제 소득만도 2억원 정도나 돼 홀로 하는 농사임을 감안할 때 꽤 높은 경쟁력이다. 뭐니뭐니해도 그에게는 그 누구와 비교할 수 없는 자부심이 있다.

 지난 2001년중 세간의 화제가 된 1천700만원 짜리 한우를 탄생시킨 장본인. 이 실화는 지금도 업계 전설로 전해져 온다. 이런 명성과 내실은 고급육을 생산 할 수 있는 자신만의 비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래서 그난 FTA를 두려워 하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홍씨는 18대째 양주 토박이다. 하지만 선친으로 물려받은 축산이 아니다. 양주 고향에서 공부를 마치고 처음에는 직장 생활을 한 평범한 샐러리맨인 그가 축산에 손을 댄 것은 지난 91년도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소를 길러 보고 싶은 욕심에 초창기 다른 집에서 생산한 송아지를 구입해 소 농사를 시작했다"고 지나온 시간들을 더듬어 갔다. 사실,  사육 기술 등 축산 지식이 다소 미천했던 그는 과거 해왔던 관행적 방법으로 남들처럼 사육장을 마련하고 또 소 먹이를 주며 길러 보왔으나 실패는 어김없이 찾아 왔다. 먹이도 똑같고 축사시설 등 사육 환경이 같은데도 비육 출하할때에 이르러 생체중은 물론 육질 등급에 있어 차이가 나는 점을 도저히 이해 할 수 없었다. 생각다 못해 혈통이 있는 양호한 한우를 선택, 길러 보기로 마음 먹고 국내에서 맨 처음 한우개량단지가 시작된 충북 오창 등지를 배회하며 공부와 연구, 싫증 실험 등을 거듭했다. 어렵사리 혈통등록우 몇 두를 구입해 누구보다 정성스럽게 키워 갔다. 그 결과, 양질의 고급육을 생산할 수 있는 우량 한우를 얻게 된 것이다. 축산업에 손댄지 처음 느껴본 보람이었다. 그리고 그 느낌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힘든 과정 탓에 그는 항상 지인을 만날 때마다 "자기 집에서 생산한 환경, 혈통 등이 확실한 송아지를 키울 때 경제적 가치를 더 낼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인공 수정을 시킬 때도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목장에서 가장 우수한 종모우 정액만을 선발, 사용하고 있다. 또 사양 관리도 특별하다. 사료 작물포에서 보리를 갈아 이것을 사일리지에 담궈 소에 급여하고 있다. 육성기 뼈대를 튼튼하게 하고 내장을 키우기 위한 그만의 사육 비법이다. 더불어 축산에 있어 치명적 질병을 유발하는 설사 방지로 질병 발현율을 현저하게 떨어뜨렸을 뿐 아니라 육질이 양호한 고읍육을 생산 할 수 있었다.

 그에게는 또 다른 열정이 있다.  아무리 바쁘고 힘들더라고 교육이 있을 때면 전국 어디든 마다 않고 찾아 다닌다. 또 20여년 동안 기술지도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 양주시농업기술센터와 경기도농업기술원에 고마운 마음 또한 잃지 않고 있는 그다. "목장일로 항시 바쁘고 또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지친 몸이지만 일신우일신 하는 자세를 연구하면서 현장에서 시현시켜 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항상 간직하고 있는 홍재경씨다.

 

김동수 객원기자

2008년 11월 3일 농업인신문 기사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