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열린마당

보도자료


열린마당 > 보도자료 상세보기 - 제목, 내용, 파일 제공
제목 \"23년전 운전면허 밀알 삼아 봉사 첫 발\"
내용

 

23년전 운전면허 밀알 삼아 봉사 첫 발

양주 생활개선회 양영석회장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어김없이 칭찬주자를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섰다. 지금까지 만난 칭찬주자들의 첫 인사는 "나는 아무것도 하는게 없는데..."이다. 하나씩 그들의 공적(?)을 묻다 보면 '우연한 기회에 봉사를 접하게 됐고 그 매력에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짙게한다.

 이번주 주인공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양주생활개선회 회장을 맞고 있는 양영석 회장은 "23년전 농장을 돌보며, 정신 없었던 시절 부녀회장직을 맡게 되면서 봉사 아닌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회상했다.

 최근에는 많은 여성들이 운전면허를 소지하고 있지만, 양 회장이 처음 봉사를 하던 시절인 1980년 초반에는 여성운전자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대 비록 장롱면허 였지만 운전면허를 소지하고 있는 양 회장은 차가 얼마 없던 시골길을 운전하며 부녀회 모임 등에 부지런히 참석했다.

 소년소녀가장이나 독거노인 등에게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해 자신의 차량에 짐을 가득 싣고 부녀회장들과 양주 전역을 동분서주하면서 자연스럽게 봉사가 몸에 뱄다.

 양 회장은 "운전을 할 수 있는 것과 차를 소유하고 있다는 두가지 이유 때문에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며 "내가 생각하기는 지금도 내가하는 일이 봉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차에 태우고 이동하거나 시간을 쪼개 찾아가면 반갑게 나와 반겨주는 웃음이 너무 좋아 봉사의 길에서 못 내리고 있다"고.

 양 회장은 주민자치센터, 생활개선회, 농가모임, 사랑의 전화 등 다양한 단체에서 억척스럽게 활동을 하고 있다.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분야에서 내 도움이 필요한 곳에 내가 있을 뿐"이란다.

 그녀는 한 우물만 파는 남다른 봉사철학을 가지고 있다. 양회장은 "오랜 시간 한 곳에 거주하며 나이라는 것을 먹어가니 자연스럽게 많은 곳에서 활동을 하게 되었고 회장이라는 한 모임의 수장직을 자연스럽게 겸임하게 된다"며 "내가 겸임을 하게 되면 지금 열심히 활동하는 젊은 회원들의 자리를 뺐는 것 같기도 하고, 2개 이상 단체의 수장으로 활동하게 되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3년 동안 봉사를 해오면서 어린 학생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을 만나오고 도움의 손길을 전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들은 고아원도 요양원도 아닌 홀로 힘겹게 삶을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어머니다.

 "독거노인들을 방문하다 보면 할머니들이 너무 반갑게 맞아주고 그들의 삶에서 많은 지혜를 얻어 올 수 있었다."며 "때로는 나의 인생 조언자 역할을 해준 할머니들이 제일 많이 기억이 남는다"고 했다.

 양 회장은 "가난하고 생활이 힘들다고 무조건 도와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봉사도 아무나 할 수 없듯이 봉사를 받는 수혜자도 아무나 될 수 없다"며 "표면적인 이유로 무조건 도와 주는 것은 진정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망치는 일이 될 수도 있다"고 경험에서 묻어나는 조언을 던졌다.

 현재 맡고 있는 양주새오할개선회장의 임기가 끝나면 더 이상 단체의 수장은 맡고 싶지 않다는 양영석 회장은 "이제는 젊은 사람들에게 기회와 책임을 줄 때이고 나는 이제 한발 물러서 봉사를 받을 때"라며 농담조의 웃음을 지어 보인다.

함정훈 기자

2008년 2월 1일 양주신문 기사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