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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손학규 "정치, 멀리서 보니 민심과 따로 놀아"
작성자 이용준
내용
[대선주자 현장인터뷰]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100일 민심대장정’ 중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6일 충남 홍성 역전의 한 다방에서 한나라당 전당대회와 향후 그의 진로 등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다.


'여의도 정치 떠난 뒤 100일간 민심대장정 부딪치는 사람마다 "먹고살기 피곤하다"
배낭하나 '달랑'... 여관 전전 정치사활 건 '승부수' 각오



대선주자들에게 2007년 대통령선거 시계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여야 정당 모두 대선후보를 뽑는 경선에 국민이 참여할 문을 열어놓아 대선주자들의 대(對)국민 접촉면도 넓어지고 있다. 민생 현장에서 만난 대선주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인터뷰를 통해 전달한다. 기사 게재 순서는 대선주자들의 민생 방문 일정에 따른 것이다.

[홍성=황정미 정치전문기자] 장맛비가 전국을 휩쓴 16일 충남 홍성에서 만난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한 교회 예배에 참석 중이었다. 덥수룩한 수염에 검게 그을린 얼굴이 쉽게 눈에 띄었다. 여의도 정치를 떠나 ‘100일 민심대장정’에 나선 지 17일째. 교회 사람들과 어울려 비빔밥으로 점심을 먹고는 홍성역 근처의 다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수해 속보를 쏟아내는 텔레비전 소음만 있을 뿐 다방 안에는 손님이 없다. 주문을 받는 중년의 다방 주인이 아는 체를 안 하는 걸 보니 손 전 지사를 모르는 듯했다.




“이 정치 이대로 가면 희망 없다.”


“주7일 강행군이 힘들지 않느냐”고 첫 질문을 던지자 그는 “쉬면서 사람들 만나는 건데 뭐가 힘드냐. 주위에서 건강 걱정을 하는데 마음이 편하니 병에 걸릴 일도 없다”고 했다. 장성, 해남, 보성, 고창 등 전라도를 거쳐 경남 진주 태풍피해 복구현장을 다녀온 뒤 충청도로 넘어왔다. 하루, 이틀 일정으로 배낭을 메고 지방을 순례하는 일보다 그를 힘들게 하는 건 그가 잠시 떠나 있는 ‘여의도 정치’가 아닌가 싶었다.



그는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5% 안팎의 낮은 지지율에 머물러 있다. 20%대를 오르내리는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는 한참 거리가 있다. 그가 지사직을 그만둔 뒤 당으로 복귀하지 않고 ‘민심 속으로’ 뛰어든 것도 두 경쟁자와 달리 당내 지지기반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해법’을 민생현장에서 찾아보겠다는 의도에서다.



지난 11일 대선후보 경선을 관리할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가 ‘박근혜 이명박 대리전’으로 치러진 건 그에게는 분명 실망할 만한 ‘현실’이었다. “하루종일 신문도 못 보고 딴 생활 하는 내가 굳이 얘기할 필요를 못 느낀다”고 목소리를 낮추면서도 조목조목 문제점을 짚었다. 그는 “우리가 끊임없이 자기 변화를 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걸 느끼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했다.



“농민들은 한미 FTA에 대한 공포심 때문에 난리다. 그 사람들은 한나라당 전대에서 누가 대표가 됐고 대리전을 치렀고 관심도 없다. 다른 한편에서는 북한이 미사일을 쏘고 남북장관급회담이 결렬됐다. 민생은 민생대로, 정치는 정치대로 별도로 가고 있다. 퇴임 후 멀리 떨어져 정치를 보니, 우리 정치가 국민생활과 이렇게 관계가 없구나 싶다. 한나라당 전대가 국민 생활에 무슨 영향을 미쳤는가.”



하지만 앞으로 ‘본선’인 대선후보 경선이 가까울수록 후보 간 세 대결은 더 심해지지 않을까, 물었다. “그것이 계속 반복된다면, 거기에 아무런 국가적 주제나 과제가 없다면, 정치가 설 자리가 없을 테고 내가 (정치를) 할 필요도 없고…” 말끝을 흐렸다.




# “아직은 때 아니다. 절실한 때 오면 달라질 것.”

그는 원희룡, 남경필 의원 등 소장개혁파와 가깝다. 이들은 기회 있을 때마다 ‘한나라당이 미래지향적 모습으로 혁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가능성을 얼마나 믿고 있는지 궁금했다.



“한나라당이 앞으로 어떨 것이라고 평론할 게 아니라 내가 할 일이다. 그 방향을 만들기 위해 국민 마음을 읽고, 국민이 원하는 한나라당 모습을 그려가기 위해 지금 이 일(민심대장정)을 하고 있는 거다. 누가 한나라당을 대표하고 장악하느냐가 개혁과 혁신의 핵심이다.”



하지만 같은 목소리를 내온 소장파는 이번 전대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손 전 지사는 ‘전술적 오류’라고 지적했다. 소장파 모임인 ‘미래모임’이 세불리기에 급급해 당 혁신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부각시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소장개혁파가 줄 세우기, 세 불리기 등 구태 정치를 답습하면서 세력 하나를 형성하겠다는 식으로 해선 안 된다는 걸 이번에 확실히 보여줬다고 본다”며 “세를 과시할 게 아니라 확고한 목표 의식을 갖고 뭉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이번 전대 결과를 놓고 실망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했다. 손 전 지사는 “이번 전대가 한나라당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획기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애당초 생각하지 않았다. 아직은 국민도, 당 내부도 절실한 때가 아니다. 한나라당이 두 번의 실패를 다시 반복하지 않으려면 어떠해야 하는지, 당의 얼굴로 누구를 내세워야 할지를 절실하게 고민할 때가 온다. 지금은 아직 구경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2007년 대선의 시대정신을 ‘디지털, 세계화, 통합’으로 꼽은 그는 “아날로그 시대의 패거리 정치, 땅따먹기 정치는 더 이상 안 된다는 얘기다.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실천적 능력을 보여주는 정치를 해야 하는데 그건 국민 속에서 나오는 것이다. 세종대왕이 측우기, 훈민정음을 만들고 정약용이 거중기를 만든 이유가 거기에 있다”고 했다. ‘실사구시’는 그의 정책적 지향점이다.




# 길에서 만난 사람들

그는 매일 버스를 타고, 택시를 타고, 간담회를 가지면서 사람들을 만난다. 질문에 대한 답을 “내가 며칠 전 만난 사람이 이렇게 말하더라”는 전언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가 처음 방문한 지역은 호남이었다.



한나라당의 최대 취약지인 만큼 물론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 그도 부인하지 않았다. “호남이 제일 (경제적으로) 어려운 곳이니 문제를 먼저 살피자는 이유도 있고, 호남 민심이 소외돼 왔고 한나라당은 자기들을 살피지 않는다는 의식이 있으니까 (찾았다).”



그는 “순천에서 여수로 가는 버스를 탔는데 어떤 사람이 날 알아보고 어떻게 왔느냐고 묻더라. 민심 살피러 왔다고 했더니, ‘에이, 표 주우러 왔죠. 여기 헛걸음 오셨다. 한나라당 표는 하나도 안 나온다’고 하더라. 개별적으로는 모두 친절하게 대하는데 개중에 진지하게 얘기하는 사람은 ‘사실 여기 표는 없습니다. 그건 아셔야 합니다’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호남에서 최소한의 지지 없이 한나라당이 집권한다는 건 있을 수 없고, 반드시 호남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라면서 “호남 지역 발전을 적극 지원하고 호남을 대표할 만한 사람들이 한나라당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먹고살기 피곤하다”는 게 그가 접한 국민 대부분의 반응이었다. 손 전 지사는 “택시기사 몇 명이랑 얘기했는데 자기들은 대한민국에서 버려진, 방치된 사람들이라고 표현하더라”고 걱정했다. 진주의 태풍피해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 청양 고추밭에서 만난 사람, 홍성의 양돈업자 등 그가 만난 사람들의 고민과 토로는 그의 수첩에 빼곡히 적혀 있다.



인터뷰?정리=황정미 정치전문기자

bird@segye.com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 약력▲경기 시흥(59) ▲경기고, 서울대 정치학과, 영국 옥스퍼드대 정치학 박사 ▲인하대?서강대 교수 ▲14?15?16대 국회의원 ▲보건복지부 장관 ▲경기지사





배낭 하나 '달랑'...여관 전전 정치 사활 건 '승부수'각오

손 전지사 '민심투어' 지켜보니



“이제 매일 아침저녁으로 거친 광야에서 ‘아침이슬’ 부를 일만 남았다.”




경기지사를 마치기 전 한 사석에서 만난 손학규 전 지사가 던진 말이다. 그의 말처럼 손 전 지사는 일행 6명과 함께 배낭을 메고, 짐보따리를 끌어안은 채 전국을 순례하고 있다. 일행은 의원 시절 보좌관, 대학생 등 무료 자원봉사자들이다. 마을회관이나 민가, 여관에서 자고 동네 주민들의 식사 대접을 받는다고 한다. 교통비, 숙박비 등으로 하루에 드는 비용이 40만원 안팎. 정치권에서는 그의 ‘100일 민심대장정’을 마오쩌둥(毛澤東)의 대장정과 비견하기도 한다. 그의 정치적 사활을 걸 만한 ‘승부수’라는 것이다.




경기지사 재임시절인 지난해 8월 손 전 지사는 ‘2005 대학생 평화대장정’에 참가한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특강에서 “이번 대장정은 장준하 선생의 대장정, 마오쩌둥의 대장정처럼 반드시 빛을 발할 때가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당시의 말을 상기시키자, 손 전 지사는 “어디서 그 얘기를 들었느냐”며 “우리 사회 곳곳, 각계각층의 현실과 소재를 파악하자는 게 핵심”이라고만 했다. 그러면서 그는 “마을회관에서 자기도 하는데, 한나절 (같이) 지내면 우리 집으로 와서 자라고 하는 경우가 많고, 직접 보니 진짜 서민적이라고들 한다”고 마을사람들과의 ‘친분’을 은근히 자랑했다.




인터뷰를 마친 손 전 지사는 여느 날처럼 민생현장으로 이동했다. 이날 행선지는 260만평에 유기 재배로 논농사를 짓는 홍성 문당리의 친환경마을이다. 마을회장인 주형로씨와 오리 농법을 비롯한 유기 재배 방법과 농가 소득 등에 관한 대화를 나누면서 수첩을 꺼내 꼼꼼하게 메모한다. 당초 이날 오후에는 옥수수를 따는 작업을 할 계획이었는데 쏟아지는 폭우로 마을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걸로 대신했다. 그가 우산을 받쳐들고 그를 따르는 일행 중 한명을 돌아보더니 “컴퓨터 가방 비 맞지 않게 하라”고 소리친다. 매일 일기를 올리고 그의 행적을 기록하는 컴퓨터는 여의도를 떠난 그와 세상을 이어주는 통로, 소통수단이다.





◆인터뷰 전문은 블로그(http://in.segye.com/bird)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정치가 이대로 가면 희망 없다"





16일 빗속을 뚫고 서해안 고속도로을 달려 도착한 충남 홍성에서 손학규 전경기지사를 만났다. '100일 민심대장정'중인 그를 만난 곳은 한 작은 교회였다. 비는 내리고, 마침 일요일이라 문을 연 가게가 많지않아 수행비서는 그 곳에서 인터뷰를 하는 게 어떻겠냐고 했지만, 손 전지사는 고개를 저었다. 머문 곳에 가능한 폐를 끼치지않기위해서란다. 주변에 마땅한 곳이 없어, 홍성역 근처로 갔다. '은하수 다방'. 그 곳에서 1시간30여분간 커피 한잔을 놓고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사진은 손 전지사 일행중 사진 촬영을 맡고 있는 전북대 학생한테 부탁했다. 다른 일행과 마찬가지로 무료 자원봉사자다.




민심 대장정을 시작한 지 보름이 지났는데 주7일 강행하는 게 힘들지않나. 그동안 생생한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을텐데 소회는.


= 쉬면서 사람들 만나는 건데 힘들지않다. 전반적으로 국민들이 살기 피곤해한다. 농민들은 희망을 갖지못한 상태이고,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대한 공포심을 갖고있다. 무슨 일을 하든지 미래 희망을 갖지못하고 절망스러워하더라. 이게 사회 전반의 분위기인 것 같다. 택시기사 몇 명이랑 얘기했는데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버려진, 방치된 사람들이라고 표현하더라. 어제 택시기사한테 그런 얘기 들었는데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워낙 살기 힘들어서 마누라한테 나가서 벌어오라고 했다가 아주 나가버린 경우가 많다는 건데...그 택시 기사도 운전 17년 했는데 마누라한테 처음으로 너무 힘드니 다만 50만원이라도 벌어오라는 얘기를 했다고 하더라.




민생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날텐데 다 일일이 내용을 기록하나.



= (셔츠 앞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내면서) 여기에 다 적는다. 홍성의 돼지농장 (전날 방문한 곳이다) 같으면 분뇨시설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악취방지법이 작년말 발효됐는데 현실을 제대로 감안하지않은 법이었다. 투자를 해도 기술이 거기까지 발전되지않은 기준을 설정해서 돈을 들여 투자해도 할수 없으니 범법자를 만들어놓았다. 이런 것들을 메모해둔다.

호남을 첫 방문지로 선택했는데 어떤 의미가 있나. 지금은 충청지역을 돌고 있는데 무슨 기준으로 일정을 잡는지.


= 호남이 제일 어렵지않나. 제일 어려운 곳의 문제를 파악하는 게 우선 순위가 될 테고. 호남이 잘 살면 우리 전부가 잘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민심으로서도 호남이 소외돼있고, 어려운 곳부터 살피자는 입장이었다. 한나라당으로서도 호남이 자기들을 안살핀다는 의식이 있으니까.




반응이 어떻던가.


=개별적으로야 다 친절하게 대한다. 순천에서 여수가는 버스를 탔는데 어떤 사람이 날 알아보고 어떻게 왔느냐고 해서 민심 살피러 왔다고 했더니 '에이 표 주으러 왔죠. 여기 헛걸음 왔다. 한나라당 표 여기서 하나도 안나온다. 버스값도 안나온다'고 하더라. 간담회 끝나고 진지하게 얘기하는 사람중에는 ‘사실 여기 표 없습니다. 얘기는 호의적으로 하지만 여기 표는 없습니다. 그건 알아야합니다’고 한다.



근데 나는 '호남 없이, 최소한의 (호남) 지지없이 한당이 집권한다는 생각은 할 수가 없다. 설사 호남 지지없이 집권한다해도 그러면 한나라당이 집권한다해도 온전한 정치를 할수 없을 거다'고 말했다. 반드시 호남의 지지를 얻어야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호남을 돌면서 홈페이지에 쓴 글이 있는데 두 가지 글귀가 생각이 나더라. 하나는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하나는 이순신 장군이 쓴 약무호남 시무국가 (若無湖南 是無國家)다. 농업이 국민경제 전체로 보면 자꾸 축소가 되는데, 어떤 사람들은 비용과 능률면에서 농업을 결국 버려야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농촌을 살리지않으면 안된다. 아무리 비용이 들어가더라도. 농촌은 대한민국 전체로 보면 대한민국의 환경, 지리, 국가 단위의 기본적 환경인프라다. 최소한의 전략적 보루는 지켜야한다.


어제 양돈농가에 갔는데 정확한 통계는 알아봐야겠지만, 지금 농축산물에서 제일 큰 게 쌀이고, 그 다음이 돼지란다. 양돈을 축산 차원에서만 보지말고 식량차원에서 접근해야한다는 것이다. 모든 공산품에는 폐수 처리, 오염방지 비용 등이 많이 들어간다. 자동차 배기가스도 해외 기준을 맞추려면 추가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는데, 농업도 그런 식으로 접근해야할 것 같다. 비용이 좀 들더라도 환경보전비용으로 생각해야한다,




한나라당내에서도 호남과의 정치적 연대에 대한 주장이 많이 나오는데. 정책적 접근과 함께 호남에 대한 정치적 접근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 호남 지역발전을 적극 지원하고, 중요한 건 호남의 대표주자가 한나라당에서 나와야한다. 호남을 대표할만한 사람들이 한나라당에 들어오고 한나라당이 그런 사람을 호남의 대표주자로 내세워야 호남 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선순환의 계기를 어떻게 든 만들어야할 것이다.




손 전지사는 지난해 대학생 평화대장정 특강에서 “이번 대장정은 장준하 선생의 대장정, 모택동의 대장정처럼 반드시 빛을 발할 때가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번 민심 대장정에 대해 모택동의 대장정과 같이 소위 ‘혁명의 씨앗’을 뿌리기 위한 행보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던데.



=(웃으면서) 그건 어디서 들었지? 우선은 우리 사회 곳곳, 각지역 각계각층의 현실과 소재를 파악하자는 것이 제일 크다. 이번 민심대장정의 가장 큰 취지는 실사구시 정신의 실현이다. 정치하면 무슨 계보,구도,연대 등 몇가지 키워드가 있다. 정치인 내부적 관계에서 정치를 찾는 것이다. 그러니까 거기서 대결구도와 싸움, 노무현의 대연정, 지역연합구도, 정계개편, 전당대회에서 누구가 연대하고 대리전이 나오고, 정치인 상호간의 합종연횡이고 싸움이고 내부 관계다.



우리의 정치 과제를 국민생활 현실속에서 찾아보자는 거다. 세종대왕이 측우기를 만든 건 농민들이 농사지을 때 가뭄이 언제 오고 그런 걸 대비하기위해 만든 것 아니냐. 훈민정음은 어떤가. 정약용의 거중기는 또 어떤가. 그런 것들이 정치의 중심과제가 돼야한다.



도지사때 경험을 한 바가 있어 그런 얘기한 것이다. 도지사 선거때도 이렇게 준비해서 심야버스 운행이나 영어마을, 환경공영제, 좋은 학교 만들기 등의 개념을 얻었다.




개념을 얻는 것도 있지만 얘기하고 싶은 철학도 있을텐데.


=아직은 삼가고 있다. 농민들도 의견을 듣고싶다는 하는데 지금은 되도록 삼가고 정책, 비전을 만들어나가려고 한다. 이게 가장 큰 취지이고, 그런 과정에서 현실뿐 아니라 민심의 소재를 파악하는 것이다. 어제도 택시타고 가면서 이미지 정치 같은 것 안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앞으로 정치를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좋은 시사를 얻는다. 다니면서 별로 돈도 안 든다. 사람들이 식사를 대접하고. 마을회관에서 자기도 하는데 한나절 지내보고 우리 집에 와서 자라고 하는 경우도 많다.








'여의도 정치' 떠났다지만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강재섭 의원이 한나라당의 새 당 대표가 됐는데 이번 전대를 치르는 과정에 대리전 양상이 빚어졌고 색깔론 시비도 있었다.

= 나도 전대에 참석했지만 지금 구도에 대해 실감 있게 와닿지않는다. 하루종일 딴 생활하다가, 신문도 못보니까. 지금은 굳이 지금 정치에 대해 평할 필요도 별로 못느끼고... 그러나 이번 전대가 한나라당의 현주소를 반영한 것이라고 본다. 우리가 끊임없이 자기 변화를 해나가서 변화된 모습을 국민앞에 보여야한다는 걸 다 느낄 것이고, 그런 걸 느끼는 새 계기가 될 것이다.



여러 사람한테 그런 얘기를 듣는데, 버스에서 만난 70대 노인이 자기는 호남 사람인데 이 정부에 대해 배신당했다, 과거만 들이 파고 그러니 국민이 좋아하겠느냐 얘기한다. 근데 우리가 '아 노무현, 열린우리당 욕하는구나'하고 좋아야할 게 아니라 우리한테 똑같이 얘기하는 걸로 받아들여야한다. 미래로 나가야한다, 미래지향적이지않은 한나라당은 결코 국민에 신뢰, 지지를 받을 수 없다. 그건 확실한 거다. 한나라당도 노무현 정권만 비판할 게 아니라 우리는 뭐할 것이냐, 우리는 실력을 어떻게 배양할 것이냐, 당이 새 체제로 바뀌면 그런 방향으로 자꾸 당을 단련해나가야한다. 그게 당의 혁신이고, 개혁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런 목소리를 대변하는 집단이 그래도 당내 소장파인데 이번 단일후보인 권영세 의원의 성적표는 초라했다. 왜 그런 결과를 빚었다고 보고, 앞으로 소장파는 어떠해야한다고 생각하나.



= 이번에 소장개혁파가 확실하게 당에 개혁, 혁신의 모습을 보여주기에는 여건이 허락지않았던 거 아니냐. 114명으로 (미래모임이) 늘어났다던데 그러면서 성격이 확실하게 부각되지못했던 것 같다. 전술적 오류인지 모르겠지만, 그냥 단순히 또 하나의 세력형성으로 인식이 되면결코 지지를 받지못할 것이고 신뢰를 얻지못할 것이다. '우리가 당을 어떻게 개혁하고, 나라를 어떻게 바꿔나가는데 어떤 밀알이 되겠다, 적지만 세를 과시할 게 아니라 강고한 투쟁을 하더라도 확고하게 당의 미래를 담보하겠다' 이런 것들을 보여주는 계기를 만들어야될 것이다.


이번 전대에서 소장개혁파의 교훈은 바로 그런 게 돼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계기로 다시 전열을 가다듬으면, 이번 실패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당을 혁신하고 국민에 혁신된 모습으로 신뢰를 주는데 소장파가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때는 대선후보군이 개입하지않아 소장파가 민 오세훈 전의원이 당선됐지만, 이번에는 대선후보군이 움직이니 소장파들도 일부는 줄서고, 흩어지고 한 것 아닌가.



= 소장개혁파가 이런 식의 당내 정치는 처음이니까 거기서 새로운 걸 많이 배우겠죠. 줄 세우기, 대리전 등이 나왔는데 그런 구태 정치를 답습하면서 우리가 세력 하나를 형성하겠다는 식으로는 안된다는 걸 이번에 확실히 보여줬다고 본다.




새 지도부가 내년 대선후보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할 것으로 보나.



= 공정하게 하겠죠. 국민적 여망이고, 당의 바람이다. 그런 걸 통해 당이 단합이 되고 에너지를 키울 수 있는 거니까. 당 지도부로서 책임을 다할 것이다.


새 지도부와 전화 연락은 했나.



= 다 통화했다. 이재오 최고위원은 전화 연결이 안되더라. 참선하는 사람한테, 전화하기도 그렇고. 다 전화 오기도 하고 내가 하기도 했다. 강재선 대표와도 직접 통화했다.




이번 전당대회가 박근혜 이명박 대리전으로 치러졌는데 대선후보 경선이 다가 올수로 세 대결이 더 심해지지않겠나. 전대에 개입한 박 전대표나 이 전시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손 전지사의 역할은 어떤 건가.



=지금은 그게 큰 거 같지만, 그게 큰 게 아닐 거다. 정말 어떤 지도자를 뽑고 나라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이냐는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것이 중심이 돼서 정치 담론이 전개되야지 지금 누가 누구 편을 들고 하는 식으로는 안된다. 만약에 그대로 똑같이 간다면 희망없는 거다. 정치가 국민에 봉사하지않고 정치 세력 내부간 이합집산으로 가고 그것이 계속 반복된다면, 거기에 아무런 국가적 주제도 과제도 없다면(희망 없다.) 농민들은 한미 FTA에 대한 공포심 때문에 난리다.



그 사람들은 전대에서 누가 대표되고, 대리전을 치렀고 관심 없다. FTA 어떻게 되느냐, 홍수 피해로 절망하는데 다른 한편에서는 북한이 미사일을 쏘고 남북장관급 회담이 저런 식으로 결렬되는데 우리 정치는 정치대로, 민생은 민생 대로 별도로 가고있다. 만약 그런 식으로 별도로 가고 민생과 국가적 과제가 정치에 영향 미치지못하면 정치가 설 자리가 없다, 그러면 나도 할 필요 없는 거고...


이번 대선후보 경선이 손 전지사의 정치 인생에 큰 고비가 될 것 같은데, 한나라당이 앞으로 미래 지향적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확신이 있나.



=내가 할 일이다. 한나라당이 어떨 것이라고 평론할 게 아니라 내가 한나라당을 어떻게 만들겠다는 내 의지다. 그 방향을 만들어가기위해 국민 마음을 읽고, 국민이 원하는 한나라당 모습을 그려가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이것(민심대장정) 하는 거다. 개혁, 혁신을 얘기하지만 한마디로 누가 한나라당을 대표하고 장악하느냐, 그것이 개혁과 혁신의 핵심이다.




이번 전대 지도부 면면을 보고 '도로 민정당'이란 얘기가 나왔다. 누가 한나라당을 대표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데 그걸 손 전지사 혼자서 만들어나갈 수 있나. 당내 세력이 있어야하는 것 아닌가.



=그런 분위기, 환경은 만들어질 것이다. 그런 분위기, 환경을 만드는게 또 내가 할 일이다.




이번 전대 결과를 보면 무척 실망했을 것 같다.



=지금은 본격적으로 한나라당의 모습을 갖출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번 전대가 한나라당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획기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는 애초에 생각하지않았다. 아직은 때가 아니니까. 아직은 국민이 절실한 때가 아니다. 내부도 마찬가지일거라고 본다. 한나라당이 정말 다음에 우리가 집권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두 번의 실패를 다시 반복하지않으려면 당이 어떠해야하고 얼굴을 어떻게 내세워야할지를 절실하게 고민할 때가 온다. 지금은 아직 구경하고 있는 것이다.





민심대장정을 거치면서 구체적인 가닥을 잡겠지만, 손 전지사가 추구하는 정책적 지향점은 뭔가.


=디지털, 세계화, 미래지향적인 걸 추구하는 건데 디지컬 시대에 걸맞는 사회경제체제를 이룩하고 거기에 걸맞는 정치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우리만 아직도 우물안 개구리처럼 안에서 오물딱조물딱한다. 미래 지향해야하는데 아직도 과거에 얽매여있고. 그런 것 때문에 내가 추구하는 바가 실사구시의 정치다. 실천적인 실사구시와 그런 능력을 국민에 보여줘야한다는 거다.



이제 싸우지말고 통합, 융합하는 정치를 보여줘야한다. 20일 가까이 정치와 멀리 떨어져보니 우리 정치가 국민 생활과 이렇게 관계가 없구나 싶다. 한나라당 전대가 국민 생활에 무슨 영향을 미쳤는가, 한나라당 전대 주제가 국민 실제 생활과 어떤 연관을 맺고 국민에 어필했는가. 나 자신, 그것조차도 내가 굳이 얘기할 바는 아니지만 실제 그런 걸 내놓아야한다.


손 전지사는 언젠가 한나라당에 보수주의는 없다고 하지만 이재오 최고위원에 대한 색깔론 시비도 나오지않았나. 당내에 보수와 진보, 정체성에 관한 이질감이 있는 것 아닌가.




=그래서 강조하는 게 통합인데, 보수 진보 나누는 것 자체가 이미 구시대정치다. 보수가 보수를 강조할 필요 없는 거고, 개혁이 개혁을 강조할 필요 없는 거다. 내가 날 개혁주의자로 그러던가, 내가 안보수주의자로 그러나. 내가 추구하는 바는 분명히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이고, 도지사 하면서 확실히 기업을 돕고, 외자유치를 하고 기업지원을 확실히 했다. '특혜를 줘라 먹지만 않으면 될 꺼 아니냐' 이걸 공개적으로 실천한 사람이다. 근데 거기서 넌 보수주의자다, 개혁주의자다 할 게 뭐있냐. 내가 한 걸 봐라.




박 전대표나 이 전시장과 이념적으로 다를 게 없다는 뜻인가.

= 이데올로기 종언이 언제 있었는데 아직도 그런 얘기를 하나. 우리가 이 정권을 이념편향적 정치를 한다고 비판하지만, 우리 스스로도 그런 데서 빨리 벗어나야한다.


시대정신을 많이 강조했는데 손 전지사가 보는 2007년의 시대정신은 뭔가.


=디지털, 세계화, 통합. 지금 왜 디지털이냐, 아날로그 시대의 패거리 정치, 땅따먹기 정치는 더 이상 안된다는 얘기다. 실사구시의 실천적 능력을 갖고있는 정치를 보여줘야한다는 거다. 우리가 결코 우물안 개구리가 돼서는 미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FTA 확실한 소신을 갖고 국민을 설득해야한다. 대신 일방적으로 설득만 할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것을 국민에 주고 예방, 대비책을 먼저 강구해야한다. 국민앞에 아주 낮은 자세로 설득해야한다. 자유무역이라는 세계적 추세를 거스를 수는 없다. 나도 어느 자리를 가나 농민들이 절규하는데 자유무역은 세계적 흐름이고, 그걸 거역할 수 없다고 말하고 다닌다.




한미 FTA 체결 문제는 내년 대선에서도 상당히 논란이 될 이슈인데.



=지금 이 정부가 하는게 뭐냐. 처음에는 (체결)한다고 했다가 지금은 한발 물러서고, 시간적으로 어떻다고 얘기한다. 농민들에, 기업인들에, 국제사회에 가는 곳마다 불신을 받는다. 가는 곳마다 딴 얘기를 하니까. 대북문제도 그렇다. 미사일 날라갔을때 시골을 다니면서도 성명을 내라고 했다. 이건 기본 원칙에 관한 거니까. 기본 입장을 분명히 해야한다.




여의도에는 언제 복귀하실 생각인가.

=이제 5분의1도 안했는데, 앞으로 정치 프로그램을 어떻게 하고 그걸 위해 대장정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아니다. 좀 더 순수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실제 민심 읽으면서 나갈 길을 찾아나가겠다. 뭐 그렇게 급할 거 없다. 국가의 기본 대강에 관한 입장은 지금도 공약이나 강령집을 만들 수 있는 수준이다.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실제 국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서 만들어내는 정치를 구현해보겠다. 정치 프로그램도 그것에 따라 만들어갈 것이다. 국회의원들도 내 편 만들어야하고, 지방조직도 해야한다고 마음을 조급하게 먹었으면 이걸 시작도 안했을 것이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과는 고등학교(경기고) 동기동창으로 친한 친구죠.


=민심 대장정하는데 전화가 왔더라. 잘 하는 거라면서 건강 조심하라고 했다.




가족들이 만날 기회도 없고 건강 걱정을 많이 하겠다.



=부인이 한번씩 온다. 전라도 있을 때도 왔고, 이번에도 오려고 했는데 비가 워낙 많이 와서.




수염은 왜 안 깎나.

=면도하는게 얼마나 귀찮은 일인데. 서울 있을때도 하루 두 번했는데 아침, 오후로. 도지사 체면 유지하려면 저녁 행사에 면도 안하면 좀 꺼칠해보이니까 차안에서도 하고 그랬다. 이제 안하니까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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