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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소통

자유게시판


작성일 200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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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느 젊은 공인중개사의 죽음
작성자 최보경
내용











어느 젊은 공인중개사의 죽음







친구이자 공인중개사였던 젊은이가 죽었다

스스로 죽어버렸다.

마흔 다섯의 나이로 아들 하나 딸 하나 집사람을 남겨 두고 먼 길을 떠났다.

지난달부터 전화를 자주하였건만 미련한 친구는 이를 알아채지 못했다.

몇 개월째 계약서 한건 못 썼다고, 너무 힘들다고

파트타임 일 나가는 아내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요즘 노무현정권이 부동산 대책을 남발한 이후로는 누구나 다 마찬가지라고,

그래도 참고 버텨야한다고, 열심히 하면 그래도 살 수 있다고 원론적인 이야기만 해주었다.

나도 마찬가지라고.

진로를 다시 결정해야겠다고,

중개업을 그만두어야겠다는 친구의 말에 새로운 방향전환으로 착각한 내가 바보였다.

그것이 그 친구의 마지막 말일 줄이야


부동산중개업.

너무나 어려운 사업이다.

누가 친구를 고통스런 삶으로 몰아세웠는가?


4년 전 친구의 개업을 도와주었다

일종의 연수를 시켰다

자격증을 취득하면 그동안 겪었던 사업의 실패를 만회 할 수 있으리라는 친구의 믿음을 채워주고자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었건만,

사무실을 두 번 옮기고는 올해는 남의 사무실 밑에서 일하였건만 변변한 수입이 없었던 공인중개사는

생활고를 비관하여 스스로 죽어버렸다.



정신력이 약한 못난 젊은 공인중개사.

제 밥값도 못하는 젊은 공인중개사.


실거래가 신고가 무엇이며, 공인중개사법이 무슨 필요가 있으랴.


젊은 공인중개사에겐 먹고 살아갈 밥이 필요했을 뿐이다.



살수 있게 해 달라.


도시근로자 최저생계비를 벌 수 있게 해 달라.



이 정신 빠진 정부는 실업자 구제책으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뿌리고 있다.


젊은 공인중개사가 먼 길을 가기 전에 이렀게 얘기했다


학원 1년 열심히 공부해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땄더니 그 부동산 중개업의 찬란한 망상이 고등실업자를 만들더라고.....


정신력이 약한 젊은 공인중개사도 문제지만,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오는 공인중개사와

무허가 불법 중개업소가 시장을 독식하는 상황에서 바르게 살고자했던 젊은 공인중개사는 자신의 처지가 비참하다고 스스로 비관하고 스스로 제갈 길로 가버렸다.


나는 감히 이 정부에 욕을 하고 싶다.

얼마나 많은 공인중개사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만 제대로 사람대접 받고 살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겠는가?


공인중개사도 직업인으로써 대접 받고 도시근로자 최저생활비를 벌 수 있는 그런 사회가 언제쯤 올수 있는지를 분명히 묻고 싶다.



잘가라 친구여

젊은 공인중개사여

이젠 계약서 안 써도 된다.

이젠 복덕방 업자 소리 안 들어도 된다.

이제 더 이상 단속 나온다고
셔터 내릴 일 없다


저 세상에서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버리거라.

그리고 편히 살거라


2005년 5월 6일 먼 길을 떠나는 우리의 불쌍한 젊은 공인중개사를 추모하며
이 글을 쓴다







( 민주 공인중개사 모임 임영식중개사님글 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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