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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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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06.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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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돈 쓸 줄 아는 美부자들
작성자 이용준
내용 22일 오후 6시 반 미국 뉴욕 시 맨해튼 센트럴파크 근처의 레스토랑인 ‘태번 온 더 그린’.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조 토레 뉴욕 양키스 감독 등 유명인사 700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삼성전자가 주최한 자선기금 모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에서 활약했던 전설적인 쿼터백 부머 어사이즌이 연단에 올랐다. “저의 유일한 꿈은 아들이 저보다 오래 사는 것입니다. 제 아들과 같은 고통을 겪는 어린이들을 도와주세요.” 1993년 아들이 희귀질병인 낭성 섬유증 진단을 받은 뒤 관련 재단을 세워 활동하고 있는 그가 낭성 섬유증 환자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자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가수 본 조비, 줄리아니 전 시장, 골프황제 아널드 파머 등 자선재단을 운영 중인 인사들이 차례로 나서 도움을 호소했다.

‘뉴욕 부자’들은 이들의 요청에 기꺼이 동참했다. 어사이즌이 던진 볼을 받는 대가로 1000달러(약 95만 원)를 내겠다는 희망자가 너무 많아 주최 측은 인원을 제한해야 했다. 가수 페이스 힐의 뉴욕공연 입장권을 2000달러에 사겠다는 사람도 나왔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폭소가 끊이지 않았다. 뉴욕 부자들은 이런 식으로 기부를 즐기는 듯했다.

25일 세계에서 두 번째로 부자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374억 달러(약 37조 원) 상당의 재산을 자선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을 특종 보도한 포천지 편집인이 인터뷰에서 “이렇게 되면 당신의 자녀들에게는 별로 돌아가는 게 없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의 답변은 이랬다. “아닙니다. 많은 재산을 물려줬습니다. 부자가 조심해야 할 것은 자녀에게 뭔가를 할 만큼 충분한 재산을 물려줘야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 것도 할 필요가 없을 만큼 재산을 많이 남겨줘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자본주의 첨단을 걷는 미국에서는 ‘승자독식’ 시스템이 작동한다. 그래서 빈부 격차가 크고 문제점이 많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가진 자’에 대한 반감은 어느 국가보다도 작은 편이다.

땀 흘려 돈을 벌되, 기부를 통해 소외된 계층을 보살피는 관행이 미국 사회에는 오래전에 뿌리를 내렸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의 부자들도 되새겨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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